[야고부] MH370 미스터리

입력 2016-03-07 20:44:34

2014년 3월 8일 0시 41분 말레이시아 항공 소속 보잉 777기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솟아올랐다. 227명의 승객과 10명의 승무원, 기장, 부기장 등 239명을 태운 MH370편이었다. 이 비행기는 베트남 영공을 거치며 5시간 34분을 날아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행기는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밤새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기장이 이륙 후 26분 만에 베트남 관제구역으로 넘어가며 관제탑과 작별인사를 나눈 것이 마지막 교신이 됐다. 비행기는 오전 1시 40분 엉뚱하게도 출발지 인근 페낭에서 군사용 레이더에 잡힌 것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사고 후 중국과 말레이시아, 호주는 물론 우리나라까지 함정을 파견해 수색을 도왔다. 그래도 동체는커녕 파편 한 점도 찾지 못했다.

호주 정부는 호주 퍼스 남서쪽으로 약 2천600㎞ 떨어진 남인도양 해역을 추락 지점으로 꼽았다. 수중음파탐지기와 비행기용 제트연료 감지센서가 부착된 '토우피시' 등 첨단 장비를 갖춘 4척의 선박이 동원됐다. 비행기가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역 12만㎢를 바둑판처럼 그어 구역별로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8만5천㎢를 뒤졌지만 성과는 없다. 베이징으로 가야 할 비행기가 왜 반대편 남인도양을 향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실종 1년 4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수색 해역에서 수천㎞ 떨어진 아프리카 동부 프랑스령 리유니온섬에서 실종기의 '플래퍼론'(날개의 한 부분)이 발견돼 미스터리를 풀 수 있으리란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실종 비행기가 추락, 파괴된 것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지난달 말에는 역시 실종기의 잔해로 보이는 물체가 아프리카 동부 모잠비크 해안에서 발견됐지만 마찬가지였다.

국제수색팀은 오는 7월 남은 예정 구역에 대한 수색을 마친다. 수색에는 9천만파운드, 우리 돈 약 1천535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호주 정부는 이를 끝으로 수색 중단을 예고했다. 성과도 없이 무한정 예산을 투입할 수는 없다는 이유다. 이리되면 이 사건은 항공 사상 최대의 미스터리로 남게 된다.

오늘로 MH370기 실종 2주기를 맞았다. 실종기를 못 찾았으니 가족들은 여전히 가족이 살아 있을 것이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인공위성으로 지상에 있는 탁구공도 식별한다는 세상이라지만, 또한 길이 64m, 폭 61m에 이르는 거대한 여객기 하나 찾지 못하는 세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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