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어드는 동남아 신부, 올바른 국제결혼 문화 정착 계기 삼자

입력 2016-03-06 21:19:50

한국인 남편과 동남아 신부의 국제결혼 건수가 매년 줄고 있다. 정부가 2011년 소위 '묻지마 결혼'과 사기 결혼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결혼 문화 건전화 조치를 시행하면서부터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 따르면 경북에 시집온 결혼이주여성은 2008년에 1천856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2009년 1천265명으로 줄었다가 2010년 1천454명이었다. 2013년 1천29명, 2014년 911명, 2015년 811명으로 급감했다. 7년 만에 절반 넘게 줄어든 셈이다. 이 결과 경북 다문화가정의 출생신고 건수도 함께 줄었다. 2010년 1천603건에 달했으나 2014년 1천366건, 2015년 1천178명으로 감소 추세다.

동남아 신부의 감소는 한때 난립한 국제결혼중개업소가 정부의 등록기준 강화로 크게 줄어든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경북의 국제결혼중개업체는 2010년 96개에 달했으나 현재 22개로 급감했다. 국제결혼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베트남과 중국의 현지 사정이 많이 달라진 것도 이유다. 베트남과 중국은 과거보다 경제 형편이 훨씬 나아졌고, 성비 불균형이 맞지 않은 남초(男超) 국가여서 결혼 적령기 여성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결혼이주여성 수가 줄어든 것보다는, 국제결혼 문화가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점에 주목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초혼 신랑'신부의 나이 차이가 크게 줄었다. 2014년 남녀의 나이 차는 7.4세로, 2008년 10.5세 이후 가장 적다. 정부가 비자 심사 기준에 외국인 배우자에게는 한국어 구사 능력을, 한국인 배우자에게는 일정한 소득 요건을 갖추도록 했기 때문이다.

잘못된 국제결혼으로 인한 가정폭력, 가출, 이혼 등 고질적인 병폐가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국제결혼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북도는 지금까지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정 아이에 대해 농촌 인구 증가책의 일환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농후했다. 이제부터는 한 명의 결혼이주여성이라도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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