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전국 생산·유통 절반 넘어…대형마트 반값, 결레당 500∼1천원
대구의 숨은 명물 중에는 200여 종의 양말을 도'소매로 판매하는 중구 대신동'남산동 '양말골목'이 있다. 1980년대까지 전국 양말의 절반 이상을 유통하던 양말골목은 올해 '대구 방문의 해'와 '서문시장 야시장' 개장에 힘입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양말골목은 대구도시철도 2호선 신남역 인근에서 달구벌대로를 사이에 두고 대신동에서 남산동까지 약 300m 거리를 형성하며 늘어서 있다. 대신동 15개 점포, 남산동 30~40개 점포 등 모두 50여 곳의 양말 도'소매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점포들은 전국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문구'팬시점 및 일반 소비자에게 대형마트 판매가보다 50% 이상 저렴한 켤레당 500~1천원에 양말을 판매한다. 기본형은 물론 커플디자인'캐릭터양말, 발가락양말, 버선'덧양말 등 200여 종류가 넘는다.
평소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현명한 소비를 선호하는 40대 이상 알뜰족들이 즐겨 찾는다. 서문시장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도 한 번씩은 이곳을 찾는다.
대구 섬유산업이 절정이던 1970년대 서구, 중구 일대의 수많은 양말공장이 전국 양말의 절반가량을 생산했다. 1973년 중구 대신동 계성초등학교 인근 4m 폭 골목에 양말 도매점인 대구상회와 원일상회가 들어섰고, 이후 1980년 중반까지 100여 곳의 양말 도매점이 들어섰다.
점포들은 동산양말(대구), 무등양말(광주), 가정표양말(성남), 길표양말(서울) 등 전국 유명 브랜드를 공장에서 납품받은 뒤 전국 각지의 상인에게 공급했다. 하루 400여 명의 전국 소매상인들이 점포마다 5~6명씩 줄 서서 물건을 사다 보니 골목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 지나가게 길가의 양말박스를 옮겨 달라'는 소매상들의 고성이 오갔고, 저녁 늦게까지 물건을 고르던 다른 지역 상인들이 인근 여관에 여장을 풀고 묵었다가 다음 날 첫차를 타고 떠나기도 했다.
골목의 터줏대감격인 대구상회의 2대 업주 김퇴윤(57) 씨는 "학생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일하다 이제 내 일터가 된 고향 같은 곳"이라며 "지금은 대형 유통망에 떠밀려 빛을 보지 못하지만, 양말골목의 외관이 시대 흐름에 맞춰 변한다면 더 큰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동 양말골목 상인회장인 태화상사 정홍식 대표는 "양말은 원단, 메리야스와 더불어 과거 서문시장 3대 섬유제품으로 꼽혔다. 이곳에 더 많은 손님이 찾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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