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비상대권' 쥔 김종인…'컷오프'서 홍의락 다시 살리나

입력 2016-02-29 20:36:14

당무위 권한 비대위 위임안 통과…김 대표 '文 공천룰' 수정 가능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9일 4'13 총선 공천과 관련한 비상대권을 부여받았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개최된 당무위원회에서 선거와 관련한 당무위 권한을 비대위로 위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김 비대위 대표가 격노하고, 당내에서도 부적절한 컷오프(공천배제)였다는 지적을 받아 온 홍의락(비례대표'대구 북을 지역위원장) 의원의 구제 가능성에 길이 열렸다.

이날 당무위에서 김 대표는 지도부의 재량권이 없다며 '비상대권'을 요구하고, 구(舊) 주류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시스템 공천'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바람에 전운이 감돌았지만 예상 밖으로 당무위는 별다른 논란없이 김 대표에게 공천 비상대권을 주었다.

김 대표는 당무위 결정에 따라 비례대표 선발 과정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대폭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당헌에 규정된 청년'노동'당직자'취약지역 등 4개 분야 각 2명씩 8명을 제외한 나머지 비례대표 후보의 추천 과정에서 김 대표가 원하는 인물을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대표가 그동안 시민사회'운동권보다는 전문가 중심의 인적 쇄신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 인사들이 비례대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가 현역평가 하위 20% 컷오프 의원 중 일부를 구제할 수단을 갖게 된 것도 김 대표의 권한이 강화된 부분이다.

김 대표 측은 "아직 비대위 차원에서 누구를 구제할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진행된 것이 없다"며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가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만든 공천룰을 당헌'당규에 기반해 고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더욱이 이미 김 대표가 현역의원에게 불리한 쪽으로 기존의 공천룰을 잇따라 변경해 의원들의 반감이 커진 상황임에도 이번 당무위가 큰 잡음없이 종료된 것에 대해 김 대표 체제가 공고해졌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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