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2석 줄어든 경북…선거구 통폐합 해당 지역 반응

입력 2016-02-23 20:42:20

23일 여야가 합의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기준에 따라 경북의 선거구가 2개 줄면서 통폐합 선거구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여야가 생활'문화권을 무시한 선거구 통폐합으로 주민불편을 야기하고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야합을 했다고 성토했다.

◆문경'상주-선거사의 오점

"선거구 획정(통합)의 수혜자는 주민들이 아니라 국회의원 한 사람 아닙니까? 역사의 오점이 될 것입니다."

문경에서는 1천 년 '이웃사촌' 상주와 합쳐야 한다는 양쪽 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영주와 선거구 통합이 사실상 확정된 것에 대해 경북지역 선거구 획정 과정을 주도한 이한성(문경'예천) 새누리 경북도당위원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문경'예천'영주 선거구에서 문경 토박이 후보가 없는 상태여서 문경의 분위기는 격앙돼 있다. 김지현'안광일'노태화 문경시의원은 "생활권이 다른 영주와 한 선거구가 된 것이 생뚱맞고 허탈하다. 영주 역시 문경과 한 선거구가 된 것에 대해 같은 입장 아니냐"며 여론 수렴도 없이 문경'예천 유권자가 영주보다 많다는 당선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진한 이한성 의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신영국 문경대 총장과 주대중 상주 함창중고등학교 이사장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역사'문화'교통 등 한 생활권인 문경'상주가 아닌 영주와의 통합은 대다수의 상주'문경 시민의 뜻과 완전히 배치될 뿐 아니라 향후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며 "지역발전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국회의원이 일하기에도 힘든 구도 아니냐"고 말했다.

군위'의성'청송과 사실상 통합되는 상주 역시 생활권이 같은 문경과 통합선거구를 이뤄내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이 김종태(상주) 국회의원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상주 시민들은 "군위'의성'청송을 합한 유권자가 상주보다 많아 상주 출신 국회의원 배출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이한성 의원과 김재원 의원이 유리하게 된 이번 선거구 획정에 김종태 의원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군위'의성'청송-동질성 복원에 시간 걸릴 것

김재원 예비후보는 선거구 획정이 26일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서 당분간 상주의 여론을 살펴본 뒤 선거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김 예비후보는 "인구가 적은 도시를 생활'문화권이 전혀 다른 지역과 강제적으로 통합하는 선거구 획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 2004년 17대 국회에서 군위'의성이 청송과 통합되고 이 선거구의 동질성을 갖기까지 10년 세월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주도 군위'의성'청송과 통합되면 분명히 그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상주 시민의 착잡한 심정을 이해하고 당분간 선거운동을 자제하며 상주에 들어가는 것도 천천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좌열 군위'의성'청송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신인들에게 얼굴 알릴 시간적 여유를 주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김 예비후보는 "예상된 결과지만 26일 본회의를 통과해야 상주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데 불과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 신인들은 자신을 알리기에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청송지역은 상주와 선거구가 통합되는 것과 관련, 대부분 주민들이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며 지역 출신이 출마하지 않아 그 이상의 관심은 없었다.

◆영천'청도-섬과 섬이 연결된 느낌

청도와 통합하는 영천의 예비후보들은 청도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얼굴 알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정희수 예비후보는 "현역이나 신인 모두 똑같은 선상에서 청도지역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누구에게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 청도지역 선거운동 기간이 짧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만희 예비후보는 "예비후보의 신상이나 공약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지만 선거구 획정이 늦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신인은 현역보다 언론 노출 빈도나 사회활동이 떨어져 더 불리한 입장이다"고 했다.

청도 주민들은 "영천과는 생활권이나 정서가 달라 생소하기만 하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경산과는 인접한 지역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나 경산을 사이에 두고 영천과는 마치 섬과 섬이 연결된 기분이라는 것. 실제 청도와 영천은 운문면과 북안면 일부가 접해 있다. 따라서 두 지역이 통합돼도 별 교류가 없이 한동안 따로 겉도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새 지역구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이 과연 청도지역에 얼마나 관심을 가져줄지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청도 노진규 기자 jgroh@msnet.co.kr

문경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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