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환경이 얼어붙은 탓에 지역 전문대학생들 상당수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의 낯선 환경이 부담은 되지만 젊음이라는 열정 하나로 떠나는 그들은 일단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면 철저히 그 나라 언어와 문화를 습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년제 일문과보다 전문대 IT 선택
영진전문대학 컴퓨터정보계열 일본IT기업주문반을 올해 졸업한 권경은(23'여) 씨는 오는 4월 일본 광학전문 대기업인 HOYA에 입사를 앞두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일본 드라마와 버라이어티 방송에 빠져 일본에 흥미를 느끼고 해외 취업을 준비했다는 권 씨가 드디어 꿈을 이룬 셈이다.
오래전부터 일본 취업을 생각했던 그에게는 대학 진학부터 고민이었다. 4년제 대학 일어일문과냐, 취업 중심인 전문대 진학이냐를 사이에 두고 고심했다는 것.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고, 일본어 하나만으로는 경쟁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좀 더 취업 중심인 전문대 타이틀을 선택했어요. 일본어는 자신 있었기에 학교에서는 IT 분야를 파고들었습니다. IT와 일본어라면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요."
3년제지만 4년제를 뛰어넘는 특화된 교육프로그램과 취업전략을 구사하는 이 대학의 일본IT기업주문반의 덕도 컸다. 이곳은 대학 컴퓨터정보계열 신입생 중 일본취업 희망자를 모집, 면접과 함께 일본 기업에서 적용하는 직무적성검사(SPI)를 거쳐 선발한다. 한마디로 일본 IT기업 취업을 위해 특화된 곳. 권 씨는 "전문대를 선택한 것이 일본 대기업 취업에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희망진로에 특화된 적합한 과정이 있는 전문대학을 고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영어는 기본, 중국어까지 하니 중국항공사 합격
영남이공대학 관광계열 항공서비스를 전공한 신혜인(22'여) 씨는 외국항공사 승무원을 목표로 한우물만 팠다. 2013년 졸업 후 여러 번 낙방의 고배를 마셨지만 1년간 미국으로 건너가 한 항공사 인턴으로 근무하는 등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주위에서 무모하다고 걱정했던 미국에서의 인턴십 생활은 1년 뒤 좋은 결실로 보답했다. 중국의 최대 민영항공사인 하이난항공 승무원 공채 합격을 선물한 것이다.
신 씨가 말하는 외국항공사 취업 조건은 일단 그 나라 말과 문화를 습득하는 것. 특히 중국 항공사는 영어도 중요하지만 중국어 능력이 필수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중국어 마스터는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휴대전화 언어를 외국어로 설정했고, 외국사이트에서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여러 표현법을 익히는 방법을 공부했지요. 특히 항공사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준비생들에게는 어학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실제 외국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미래 일본 의료관광객 노리고 미리 일본으로 취업
올해 대구보건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한 권선애(24'여) 씨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 일본 고베아사히병원(병원장 김수량) 정규직 간호사로 취업한 것이다. 국내에서 편하게 병원에 취업할 수도 있었지만 일본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나라의 간호시스템을 습득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 그는 "일본에서 정식 간호사로 일한 뒤 국내로 돌아와 보다 나은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어능력시험(JLPT) 1급을 취득한 그는 2017년 2월에 일본 간호사 국시를 치를 계획이다.
일본 간호사가 되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그는 일본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일본인 환자들을 대해야 하는 만큼 일본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본의 간호사 및 의료시스템에 대한 선행 학습은 필수이며 일본어 구사 능력은 기본이다. 일본병원 채용기준엔 일본어학능력 부분을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최소 일본어학능력 1급은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 씨는 "일본에서 간호사로 활동하려면 일본 간호사 국시를 쳐야 하는데, 응시 선행조건이 우리나라 간호사 면허와 일본어학능력 1급이다. 또 일본 간호사 법규 등에 대한 시험과목도 있어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다문화 가족 늘어나는 것 보고 해외유치원 취직
올해 계명문화대학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조아람(21'여) 씨는 얼마 전 중국 북경에 있는 로즈아이유치원에 취직했다. 그가 외국의 유치원에 관심을 가진 것은 1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열렸던 해외 인텁십 프로그램 발표회 때문이다. 발표회에서는 점점 국제화'다문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들이 소외받고 있는 실상이 소개된 것. "다른 나라의 문화와 유아교육을 이해해야만 이들이 우리나라에 잘 정착하고 소외되지 않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외국의 유치원 취업에 나선 이유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걷기 위해 조 씨는 부단한 노력을 했단다. 매일 외국 유치원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했고, 국내의 유명한 유아교육 잡지와 신문은 모두 탐독했다.
또 외국에서 생활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어학공부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중국어 강좌는 죄다 들었고, 밥 먹을 때도 단어장과 발음 음원을 가지고 다녔다.
조 씨는 "저는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서 진행했던 유아성과 발표회, 청년자아존중감 프로그램, 현장실무, 동아리 활동 등을 죄다 포트폴리오로 만들었어요. 졸업 후 취업하는데 참고도 되고, 특히 외국의 유치원에 취업하는 데 큰 증명서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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