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도 대구' 스티커 떼라"…市, 교육청 브랜드 홍보 제동

입력 2016-02-17 22:30:02

사업용 차 유리 '광고물 금지' 근거…작년 광복 70년 태극기와 딴 판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사이에 날 선 '브랜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란 브랜드를 선정해 홍보에 나서자 대구시가 보이지 않는(?)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탓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5월 브랜드 특허를 출원한 뒤 12월에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외벽 광고와 시외고속버스 60대, 시내버스 1천600여 대에 홍보물을 부착했고 이달부터는 택시 1만2천여 대에도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또 유통업체의 쇼핑백과 전광판, 농협의 통장 표지 등에도 교육기부 형태로 브랜드 로고를 새겨 넣었다.

하지만 대구시가 시내버스에 부착된 브랜드 홍보물 철거를 버스조합에 요구하고 나서면서 미묘한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시는 지난 12일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과 26개 시내버스 운영회사에 교육청 브랜드 홍보물을 제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19조 규정에 따라 '사업용 자동차 유리에 원천적으로 광고물을 부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공공목적으로 시내버스에 스티커를 부착한 전례가 적지 않아 대구시의 조치가 무리(?)라는 반발 기류가 생겨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버스조합이 태극기 광고물을 제작해 버스 앞 유리창에 부착했지만, 시는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이 태극기 홍보물은 교육청 광고물에 역풍을 맞아 이번에 함께 제거 조치당하게 됐다.

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시 대중교통과에 관련 문의를 하자, 스티커 관련 민원을 많이 받아서 제거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태극기에는 민원이 없었고,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에만 민원이 있다는 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예산을 들여 제작한 홍보물을 제거하는 이유가 대구시 브랜드보다 시민들의 호응이 좋아 견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관련 법 조항에 따라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12월부터 시교육청이 브랜드 홍보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견제 의도가 있었다면 그때 조치를 했을 것이다. 법에 따라 조치한 것뿐이다"고 해명했다.

대구시가 시교육청 브랜드 홍보에 제동을 건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시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위한 조치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4년부터 '컬러풀 대구'를 꾸준히 사용해 왔지만, 지난해 8월부터 향후 10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대구를 대표하면서도 인상에 남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시민 모임을 조성해 토론회를 여는 등 브랜드 개발에 한창이다. 즉, 시 브랜드 개발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청이 새로운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서자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대구시와 시교육청 공무원들은 "대구시장과 시교육감 모두 광역 단체장 선거를 통해 당선된 분들이다 보니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는 것 같다"며 "대구시가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발표하면 '충돌 현상'이 더 빚어질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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