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세 한창 나이에 시각 장애·운동마비…
2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갑자기 한쪽 눈의 시력이 떨어져 안과에서 시신경염 치료를 받았다. 염증 치료를 해서 시력은 나아졌지만 이내 다시 재발했고, 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도 생겼다.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A씨는 병원에서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은 뇌와 척수, 시신경 등 중추신경계에 염증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염증이 반복되면서 조직이 손상돼 중추신경계 곳곳에 딱딱한 흉터가 남게 된다. 주로 시각 장애나 감각 이상, 통증, 운동마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20~40세 사이 젊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나타나고 평생 치료를 거듭해야 한다.
◆근력저하'통증'어둔한 발음 증상
다발성 경화증은 주로 20~40세 사이에 발생한다. 여성의 발병률이 남자보다 2, 3배 높고 유럽계 백인에게 자주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병률이 10만 명당 2명 이하로 낮은 편이다. 사회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연령대이거나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 자녀 양육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다발성 경화증은 류마티스 관절염처럼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하는 게 원인이다. 중추신경계는 면역체계로부터 떨어져 보호받지만, 불명확한 원인으로 인해 면역세포가 중추신경계로 들어오면 신경세포를 공격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킨다. 재발이 잦고 중추신경계가 손상된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얼굴이나 몸통, 팔다리 등에는 감각 이상과 근력저하, 통증, 시력 및 시야 이상, 어둔한 발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시력 저하는 며칠에 걸쳐 한쪽 눈에 나타나기도 하고, 드물게는 양쪽 눈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1, 2일 전부터 안구와 그 주위의 통증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경우에 따라 어지럼증이 나고 걷기가 어려우며 균형 장애와 우울감, 기억력 저하 등이 발생한다. 병이 진행될수록 신경세포가 계속 죽고 재발이 반복될수록 점차 영구적인 장애로 발전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퇴행성 질환처럼 꾸준히 증상이 악화된다. 초기에 치료제의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뇌혈관질환 등 유사…다양한 검진 필수
다발성 경화증은 뇌혈관질환이나 종양, 대사질환, 시신경척수염 등과 증상이 비슷할 수 있기 때문에 뇌 및 척수MRI, 유발전위검사, 뇌척수액검사, 피검사 등 다양한 검사와 진찰을 통해 진단한다. 치료는 증상 호전과 재발 및 장애 진행을 막기 위한 장기적인 면역조절 치료로 구분된다. 발병 또는 재발 초기인 급성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한다. 염증이 손상을 유발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의 항염증 효과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고 회복기간을 줄인다.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불충분할 경우 혈장교환술을 하기도 한다.
장기적인 면역조절 치료는 근본적으로 염증을 억제해 재발과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는 게 목적이다.
재발하지 않더라도 자가면역에 의한 공격이 진행 중인 상태이고 증상 없이 발생하는 신경손상도 장기적으로 누적되면 영구적인 장애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면역조절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환자의 상태나 병의 진행 경과에 따라 단계별 치료도 중요하다.
박민수 영남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한번 손상된 중추신경은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발병 초기부터 꾸준한 진료와 치료관리를 통해 장애의 진행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박민수 영남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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