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품업체 납품 10% 넘게 줄어

입력 2016-02-16 00:01:00

5개 완성차 업체 판매량 급감…인원 감축·일감 따내기 경쟁

올 들어 국내 5개 자동차 제조사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대폭 감소하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도 고통을 겪고 있다. 업체 간 '사업 따먹기' 경쟁이 심해지고 계약직 사원 감축도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국내 5개사 판매 실적은 62만6천315대(내수 10만6천308대, 수출 52만7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에 비해 12.8% 줄어든 것이다. 2014년 이후 월간 판매량이 62만2천755대에 그쳤던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실적이다.

완성차 판매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대구경북 자동차 부품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 달성군 자동차 공조부품 전문업체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GM의 생산량이 15% 이상 줄어든 영향으로 매출도 그만큼 하락할 위기에 놓였다. 다만 최근 들어 크라이슬러 등 타 업체로 수출을 늘렸던 덕에 지난해 매출 5% 감소에 그쳤다.

대구 북구에서 차량용 도어스텝을 생산하는 CMS 역시 지난해 11, 12월 동안 월간 납품 예정분인 8천대에 한참 못 미치는 1천대(12.5%) 분량의 부품만 공급해야 했다. 중국 내 불경기가 심화하면서 쏘나타, 아반떼 판매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CMS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중국시장 판매용 차량의 전망이 좋았으나 하반기 이후 납품이 1~2개월가량 지체되는 등 납품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 최근 스피커용 금속 그릴 납품을 시작한 덕분에 매출이 보전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차체 및 금속 부속품을 생산하는 달서구 A사는 지난해 8월,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납품 매출을 충당하고자 계약직 사원 3명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년 넘게 정밀 프레스 기술을 숙련시킨 우수 직원들을 내보내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협력사가 아닌 다른 업종 업체로부터 일감을 따내려는 경우도 있다. 금속부품 전문제조업체인 B사는 생산 부품을 다른 지역의 차체 플라스틱 부품업체에 공급해 조립했는데, 이 공정을 회사로 가져와 조립 비용이라도 매출에 보태려는 '전략 아닌 전략'을 고심 중이다. B사 관계자는 "매출을 늘리려면 이런 일이라도 따내야만 한다. 다른 업체 사정은 안 됐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업계 전문가는 제조업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만큼 외국 기업으로부터 일감을 따내는 것도 방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장호영 과장은 "일본과 중국 기업들은 기계'자동차 부품 제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 산다. 이럴 때일수록 국내에 머물 것이 아니라 외국으로 눈을 돌려 해외 업체들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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