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받고,한옥 맵시나네… 대구 도심 한옥 '화사한 변신'

입력 2016-01-29 00:01:00

시, 수선·신축 비용 지원…칙칙했던 거리 풍경까지 바꿔

10여년간 폐허로 방치됐다 대구시의 한옥진흥조례로 고풍스럽게 변신한 대구 중구 동산동에 있는 전통한옥.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0여년간 폐허로 방치됐다 대구시의 한옥진흥조례로 고풍스럽게 변신한 대구 중구 동산동에 있는 전통한옥.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8일 오후 대구 제일교회 옆. 높은 돌담을 따라 들어간 좁은 골목길 끝에 고풍스러운 전통한옥이 세워져 있었다. 전통문양이 새겨진 나무문을 열자 2층 사랑채가 한눈에 들어왔다. 뒤뜰에는 ㄱ자로 된 예스러운 안채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 한옥의 이름은 'Reborn 동산동 162'. 처음 지어진 건 1964년이지만, 지난해 11월 새롭게 탄생했다고 해서 집주인 노성식(43) 씨가 붙인 이름이다. 건축가인 노 씨는 지난해 여름 10여 년 동안 폐허로 방치됐던 이곳 한옥을 사서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겉옷만 깔끔한 새 옷으로 갈아입혔다. 노 씨는 "아파트에만 살다가 마당이 있는 한옥에 살아보고 싶어서 왔는데 매일 숲 속에 와 있는 기분"이라며 "대구시의 한옥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노 씨는 공사비 4억여원 중 시를 통해 4천만원을 지원받았다.

대구 도심의 낡은 한옥들이 시의 한옥지원에 힘입어 하나둘씩 젊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3월부터 시 한옥진흥조례를 만들고 한옥 되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시에 등록된 한옥을 대상으로 수선 또는 신축할 공사비용 일부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공사비용의 3분의 2범위 안에서 전면수선은 2천만원, 신축은 3천만원이 지원된다. 특히 한옥보존지역으로 선정된 달성토성 인근과 약령시 일대는 같은 범위 내 전면수선 4천만원, 신축 5천만원 등 최대 2배의 공사비용이 투입된다. 더불어 건축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옥위원회를 통해 한옥 건축에 관한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곳곳에 방치됐던 한옥들이 최근 놀라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달 현재 한옥등록 신청을 마친 한옥은 모두 34채. 이 가운데 5채가 새 단장을 마쳤고 9채는 현재 공사 중이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한옥들은 칙칙했던 거리 풍경까지 환하게 바꾸고 있다. 도심 뒷골목에 위치한 종로2가는 최근 관광명소가 됐다. 낡고 허름했던 한옥 2채가 낮은 돌담과 널찍한 마당이 어우러진 멋스러운 전통한옥으로 변신 중이기 때문이다.

김명수 대구시 건축주택과 주무관은 "도심 속 보물 같은 한옥들을 잘 보존하는 것도 대구의 도시경쟁력을 살리는 방법 중 하나"라며 "대구의 한옥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시의 한옥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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