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매출 열쇠는 '가성비'…가격은↓ 품질은↑

입력 2016-01-23 08:14:17

"이 제품은 가성비가 정말 최고네요"

요즘 유통업계에서 '핫'하다는 제품들의 인터넷 블로그 후기를 보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만족할 만한 품질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을 꼼꼼히 따져 지갑을 여는 알뜰족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는 '가성비'가 좋은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씨유)가 외식사업가 백종원 씨와 공동 개발한 '백종원 도시락'은 가성비가 좋은 상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대박이 난 케이스다.

메인 반찬을 포함해 반찬 가짓수가 6∼10가지고 양도 많아 푸짐하게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맛 또한 훌륭하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평가다.

가격은 한판도시락 3천500원, 매콤불고기정식도시락·맛있는닭가슴살정식도시락 3천900원 등으로 모두 4천원 미만이다.

소비자들의 호평 속에 백종원 도시락은 지난해 12월 10일 출시된 이후 이달 17일까지 한달여 만에 250만개가 팔렸고 누적 매출은 100억원에 달한다.

이마트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노(NO) 브랜드' 상품은 파격적으로 브랜드 이름을 없애고 포장을 간소화함으로써 가격을 대폭 낮췄다.

일례로 노브랜드 물티슈(800원/100매)는 1매당 가격이 8원으로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 제품의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월 출시된 후 12월까지 270만개가 팔렸다.

노브랜드 감자칩, 버터쿠키, 팬티형 기저귀 등도 잘 나가는 인기 상품이다.

노브랜드는 브랜드 이름을 없앤 대신 가성비를 높임으로써 역설적으로 노브랜드 이름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은 셈이다. 노브랜드에서 운영중인 상품은 250여개이고 지난해 12월 한달 매출만 55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외 우수 제조업체를 직접 발굴하고 유통 마진을 줄임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대 포장으로 비판을 받아온 식품업계에서도 제품 용량을 늘리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제품 포장재를 줄이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오리온은 2014년부터 제품 포장재를 축소하고 양을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 정(情)'은 지난해 10월 말 가격은 유지한 채 개당 중량을 35g에서 39g으로 11.4% 늘렸다. 중량을 늘리면서 초콜릿 함량도 기존보다 13% 늘렸다.

그러자 초코파이의 지난해 12월 한달 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칠성사이다 500㎖ 페트의 용량을 20% 늘리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 600㎖ 신제품을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동일한 가격에 용량을 늘리는 제과업계의 '착한 제품' 트렌드에 맞춰 600㎖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