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쇼크'…창사 47년 만에 '흑자 신화' 깨졌다

입력 2016-01-20 20:38:35

작년 당기순손실 3000억원 이를 듯…중국발 공급과잉에 환산 손실 겹쳐

포스코가 창립(1968년) 47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실적(연결기준)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약세와 소송합의금 지급 등 영업외비용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3분기 창립 이후 가장 큰 폭의 당기순손실(6천582억원)이 발생하면서 적자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가 포항권 경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창립 첫 적자를 보인 '포스코 쇼크'는 포항은 물론, 대구경북 경제 전반에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20일 공시를 통해 밝힌 대로 지난해 연간 순손실이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실적 수치는 28일 기업설명회(IR)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만 해도 순이익 규모가 4조2천억원을 넘었지만 2013년 들어 1조3천552억원, 2014년 5천567억원으로 감소했다.

포스코의 실적 부진은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에다 세계적인 철강시장 불황, 포스코 해외투자법인의 현지 차입금에 대한 환산 손실, 신흥국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 보유광산과 투자주식 가치 하락, 국외투자법인의 가치 하락,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대한 소송합의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의 적자는 포항제철소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지역 기업들에 직격탄을 날릴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역경기를 고려, 생산량 등을 유지하고 있지만 적자 기조가 계속될 경우 생산원가를 감안한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관련 지역기업들의 걱정이 크다.

실제 이 같은 우려는 포항철강공단 곳곳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중소형 철강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줄이고 인력구조조정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포항철강공단 입주업체 277개사 가운데 16개사가 휴'폐업에 들어갔고, 아주베스틸, 대신철강 등 10여 곳이 법정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넥스틸과 아주베스틸의 경우, 협력업체를 포함한 직원 200명을 구조조정했고, 다른 철강업체들도 인원조정에 돌입했다. 철강공단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는 지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630명 줄어든 1만5천52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부국장은 "포스코발 불황은 포항경제 전체를 그늘지게 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은 지금 부채상환을 위한 자산매각과 투자축소, 인력감축 등을 통한 고정비 삭감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제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포항의 미래가 정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연결 기준이 아닌 포스코라는 단독 법인으로만 봤을 때는 포스코의 흑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재무제표를 보면 2010년 5천47억원, 2013년 2천215억원, 2014년 2천35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으며 지난해도 비슷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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