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밤거리, 취객 '저체온증' 주의보

입력 2016-01-20 00:01:00

말 어눌해지고 기억장애…술 때문 아닌 '한랭질환'

"술 마시고 밤길 걷지 마세요."

추운 겨울밤 술을 마시고 거리를 다니면 저체온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한랭질환 감시체계 운용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4일까지 한랭질환 환자는 167명으로 이 중 6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응급실 530곳에서 운용 중인 한랭질환 감시체계에 신고된 환자를 집계한 수치다.

한랭질환 환자 중 92.2%(154명)는 저체온증 환자였고, 5.4%(9명)는 동상에 걸렸다. 저체온증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72명(46.8%)은 술을 마신 상태였다. 저체온증 환자 10명 중 7명은 남성(69.5%)으로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발생 시간별로는 0~3시 17.5%(27명), 6~9시 16.2%(25명), 3~6시와 18~ 21시 각각 15.6%(24명) 등이었다. 해가 진 이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80대 15.6%, 60대 13.6% 등의 순이었다. 저체온증으로 응급실을 찾은 후에는 17.5%가 중환자실에 옮겼고, 일반 병실에 입원한 이는 13.0%였다.

저체온증 환자 10명 중 3명은 의료급여대상자나 행려병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이었고, 고혈압이나 심부전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체온증은 몸의 중심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면 혈액 순환과 호흡, 신경계의 기능이 느려진다. 이 때문에 말이 어눌해지거나 기억장애가 발생하고 점점 의식이 흐려진다. 지속적인 피로감을 느끼거나 팔, 다리에 심한 떨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으로 가거나 119에 신고해야 한다. 젖은 옷은 벗기고 담요나 침낭으로 체온을 유지해주면서 겨드랑이나 배 위에 핫팩이나 더운 물통을 두면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한파에 대비해 가벼운 실내운동과 적절한 수분 섭취 및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적정한 실내 온도(18~2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 "야외에서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따뜻한 복장을 하고 무리한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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