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쇠락 도심 살리는 공간 기부, 기부자 사용자 모두 득 된다

입력 2016-01-18 00:01:00

새터민을 위한 사회적 기업인 '공감'은 대구 중구 종로 골목의 5층 건물에 2013년 3월부터 자리를 잡았다. 건물 1, 2층은 새터민을 위한 북카페와 상담실 등, 3~5층은 외국인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고 있다. 또 전통시장인 중구 방천시장에는 예술인을 위한 공간인 '방천난장'이 지난달 문을 열었다. 이들 두 사례는 '공간 기부'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다.

'공감'은 종로 골목길의 건물을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주인 의사 부부가 구입해 '공간 기부'를 한 덕분이다. 따라서 열악한 재정을 딛고 새터민 인권과 복지를 위한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방천난장'은 개인 독지가 기부로 마련된 공간이다. 시설 사용료만 내면 예술인 누구나 전시, 공연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두 경우 모두 공간 사용인이나 공간 기부자, 시민 등에게 득(得) 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문화 사례가 됨직하다.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기부 공간 주변이 활기를 찾고 있다. 적막감이 감돌던 쇠락한 도심 골목에 사람의 발길이 이어져서다. 대구 도심 역사와 함께한 공간 자체가 간직한 이야기와 도심 위치에 따른 접근성도 괜찮기 때문이다. 입소문과 함께 젊은이와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뿌리를 내릴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색다른 기부로 도심에는 활력을 불어넣고 주변 거리나 상가 활성화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들 사례는 또 다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주민 참여다. 이는 인천 송월동 동화마을이 주민 참여로 버려진 빈집이나 가게 등을 잘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여 성공한 사례가 잘 말해준다. 대구 역시 인천처럼 도심의 버려진 공간이 많다. 특히 중구가 그렇다. 낡은 건물과 주택이 건물주 무관심으로 방치되고 있다. 건물 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주변은 외면받는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앞선 사례처럼 공간 기부를 통한 변화는 꾀할 만하다. 건물주와 사용자 모두의 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어서다. 행정 당국의 건물주 설득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공간 기부 확산에 나서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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