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남구 후보 10인 난립, 계파 셈법 따라 '공천 아웃'

정권 바뀔 때 마다 공천권 싸움…"곽상도 출마는 친유승민 내치기"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구 중'남구로 출마지를 옮기면서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만 10명이 됐다. 대구의 다른 지역보다 후보들이 2, 3배 많다.

중'남구를 넘보는 후보가 차고 넘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남구는 새누리당 안에서도 '말뚝만 꽂으면 되는 곳'으로 인식된 지역이었다. 이 때문에 이곳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현역의원들은 계파 싸움의 희생양(?)이 돼 재선의 기회가 박탈됐다. 17대 곽성문 의원, 18대 배영식 의원이 이 경우다.

친박계인 곽 전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가 공천 주도권을 잡으면서 18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또 강재섭(전 한나라당 대표)계로 분류돼 범 친이계로 알려진 배 전 의원은 친박이 친이를 배제하는 19대 공천을 주도하면서 김희국 의원에게 19대 금배지를 넘겼다. 초선 의원들이 재선할 때쯤 권력 이동으로 계파 이익에 따라 '아웃'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은 친박과 비박 간 공천권 싸움이 진행 중이다. 중'남구는 김희국 의원의 지역구다. 김 의원은 청와대와 각을 세운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분위기를 눈치챈 예비후보들이 중'남구에 등록을 많이 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동철 대통령 정무비서관도 한때 중'남구 출마설이 나돌았다.

대구경북 사정에 밝은 새누리당 관계자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달성군에, 곽 전 수석은 중'남구에 나눠먹기식 출마를 하는 것도 친박이 친유승민계 인사들을 날리는 공천을 하겠다는 노골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또 중'남구의 예비후보자 난립을 친박의 '교통정리' 실패로 보는 시각도 있다. 친박에서 중심을 잡고 이를 정리할 사람이 없었고, 달성군에 곽 전 수석과 추 전 실장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지는 엇박자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중'남구가 도심이라는 지리적 요인도 있다. 농어촌 선거구는 해당 지역 출신이 아니면 표심을 모으기 힘든데다 3, 4개 지역이 합쳐진 복합 선거구는 선거 사무소를 지역마다 따로 두고 관리해야 해 단기간에 지역 민심을 한데 모으기 힘들다. 하지만 중'남구같이 도시 지역 복합선거구는 농어촌에 비해 선거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