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다 실리…폭스바겐 판매 급증

입력 2015-12-09 02:00:01

할인 헤택에 소비자들 앞다퉈 구매…11월 4천517대 전달부터 4배 이상↑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스캔들을 겪은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11월 한 달간 파격적 프로모션을 내세워 월 4천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폭스바겐 차량 가운데 국내 판매량이 가장 많은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모델의 모습.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스캔들을 겪은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11월 한 달간 파격적 프로모션을 내세워 월 4천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폭스바겐 차량 가운데 국내 판매량이 가장 많은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모델의 모습.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논란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할부 행사 덕분에 폭스바겐'아우디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했다. 10월 '반짝' 반사이익을 누렸던 일본차 메이커들은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우며 매출 확대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11월 등록 실적은 4천517대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스캔들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947대에 그쳤던 판매량이 한 달 만에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폭스바겐의 평소 판매량은 3천 대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었다. 미국에서 폭스바겐의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같은 달보다 24.7% 줄어든 것과는 사뭇 반대되는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대구 폭스바겐'아우디 딜러사인 지엔비오토모빌㈜ 관계자는 "11월 이후 판매량이 다시 늘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대대적인 할부 행사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스캔들 직후 판매 대수가 급감하자 11월 전 차종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무이자 할부 행사를 실시했다. 현금 구매 고객에게도 최대 1천772만원의 현금 할인을 적용했고, 17개 주요 모델에 대해서는 6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폭스바겐 그룹의 '한국 역차별'을 주장하며 미국과 동등한 보상을 요구해 온 소비자들은 머쓱한 상황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북미 고객에게 1천달러(한화 116만원) 상당의 보상과 3년 동안의 무상 수리를 약속했다. 반면 국내 고객에 대해서는 보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디젤차 비중이 낮은 일본차 브랜드들은 10월 한 달 반사이익을 얻었으나 길게 가지는 못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렉서스'도요타의 판매량은 731대와 792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69%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달부터는 폭스바겐의 공세에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일본차 브랜드들은 배출가스 논란에서 자유로운 휘발유'하이브리드차의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워 소비자 마음을 공략할 계획이다. 렉서스는 ES300h등 6종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추며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을 80%로 확대했다. 도요타 역시 내년 상반기 연비를 대폭 향상한 4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하며 독일차 브랜드로부터 우위를 빼앗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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