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조합 인기 시들하자 일반 분양 '꼼수 마케팅'

입력 2015-12-02 01:00:59

안전성 부정적 기류 확산에 '일반'인 것처럼 홍보 광고…문의하면 애매모호한 답변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조합원을 모집하기 위해 일반분양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일반분양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조합원을 모집하기 위해 일반분양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일반분양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역주택조합이 아닙니다.'

이달 분양하는 대구 한 아파트 단지는 분양광고 홍보물에 '○○○아파트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아니며 일반분양 아파트'라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써 넣었다. 광고대행사도 일반분양 아파트임을 강조하는 데 홍보 초점을 맞췄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지역주택조합 단지가 워낙 많고 사업 안전성 등에서 좋지 않은 이미지가 쌓여 우리 아파트는 일반분양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이 지역주택조합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면서 어떻게든 일반분양 아파트임을 부각시키려는 단지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주택조합인데도 불구하고 일반분양으로 전환한다는 '꼼수' 마케팅도 등장하고 있다.

지역 분양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만 30개에 이르는 지역주택조합이 생겨났다. 특히 일부 조합은 조합원 모집이 저조하고 부지 확보가 되지 않아 사업 자체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합원 선착순 자격을 얻기 밤샘 텐트족을 자처했던 열혈 조합원도 이제는 사라졌다.

분양 전문가들은 "공급 가격이 저렴하다거나 높은 청약경쟁률이 없다는 점 등에서 초기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들어 조합이 난립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했다.

일부 지역주택조합은 일반분양 전환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이 조합은 무작위로 '지역주택조합 일반분양 전환 확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문의를 하면 전체 가구 중 50%는 지역주택조합이고 나머지를 일반분양한다는 사실확인이 어려운 답변만 되돌아온다.

분양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이 플래카드를 두 배나 붙이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침체된 분위기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사업성 여부를 보다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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