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당 소요 부품 2천개 넘어…산업 전후방 연계 효과 톡톡
포스텍은 2009년 학내에 신재생에너지연구소를 설립했다. 차세대 에너지개발을 위한 여러 융합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경상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와 수소연료전지 조성을 위한 핵심 브레인 역할도 맡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 산업은 중소기업과 연관이 많기 때문에 기업과의 밀접한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학교-기업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만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연료전지 산업이다.
◆연료전지 연구는 계속된다
정종식 포스텍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소장 (화학공학과 교수)은 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독자모델 관련 국내외 특허를 22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기업들과 상업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선뜻 돈을 내놓는 기업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정 소장은 정부가 지난 2011년 시작한 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 6개 광역권 구축사업에서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대구경북권 수소연료전지 테스트베드 사업단을 맡아 3년을 진두지휘했다. 이 기간 수소연료전지 상품화를 위한 제품 시험평가'제품규격 및 인증, 표준화사업 등을 일정궤도에 올려놓았다. 특히 테스트베드 사업단 운영을 통해 여러 종류의 부품을 마음껏 연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사업기간이 끝났지만 그는 연구인력과 기자재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멈추면 앞선 연구가 동력을 잃는다는 생각에 사재를 털어가며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기업투자 유치를 하고 싶지만 3년 이상을 느긋하게 기다려주며 투자할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아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그는 내년 경북도와 함께 연료전지 사단법인(가칭)을 만들게 되면 이곳 시스템이 한층 힘차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그와 손을 잡기를 원하는 기업은 울산 2곳과 포항 1곳이다. 그는 연료전지 관련 전체 특허의 40%가량이 대구경북에 몰려 있다는 점을 들어, 해당 지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고 있다.
◆산업 연계 효과가 큰 연료전지 산업
연료전지시스템 한 대당 들어가는 부품은 2천 개가 넘는다. 산업 전후방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얘기다. 우리의 연료전지 기술은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에서는 세계 최고이지만, 연구개발은 여전히 하위권이다. 문제는 협업이 안 된다는 데 있다. 해외의 경우 각종 부품에 대한 기술을 공유하며 전체적인 시장규모를 키워가고 있지만 우리는 연구에 뛰어든 업체마다 관련 기술을 모두 비밀에 부쳐 '깜깜이' 산업으로 가고 있다.
또 관련 사업에 대한 성장가능성이 워낙 크다 보니, 대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지만 기술개발이 어려워 투자대비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해외도 시장점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은 소형연료전지로 성공한 뒤 발전소로 나갈 계획이고, 유럽은 선박 등에 쓰이는 연료전지를 상용화하는 것으로 시장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연료전지 수명이 5년 안팎이어서 실효성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만약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술이 나온다면 시장 성패는 한순간에 갈린다. 우리나라도 정부 관심이나 지원 등에서 세계 다른 나라에 밀리지 않아 기술개발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문제는 기술도달 목표는 너무 높고, 당장 제품을 수출해 성과를 보려고 하는 욕심이다.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천천히 제품개발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술개발과는 별도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연료전지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의 연료전지 생산력은 세계 2, 3위를 다투지만, 대부분 수입해 조립하는 경향이 강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연료전지 부품 기술을 공유하며 가격을 낮춰야 한다. 다시 말해 미래 연료전지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분업과 전문화 그리고 기술공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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