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7개월 안동 세계물포럼기념센터 '개점휴업'

입력 2015-11-19 01:00:09

허술한 콘텐츠·부실 운영, 홈페이지 없어 홍보 부족…관람객 수 매달 큰 폭 감소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을 기념해 111억원을 들여 건립한 '세계물포럼기념센터'가 허술한 콘텐츠와 부실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전시물은 사진과 영상이 대부분이고, 개관한 지 7개월이나 지났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조차 없어 관람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

지난 18일 오후 안동시 석주로 세계물포럼기념센터. 이곳은 K-water가 지난 4월 안동댐 인근 친수문화공원 4만3천㎡ 터에 사업비 111억원을 들여 지은 건물이다. 그러나 기념센터에 있는 카페를 제외하면 방문객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2천500㎡ 규모의 건물은 이따금 찾은 관람객들이 슬쩍 둘러본 뒤 이내 발길을 돌렸다. 기념센터 주변에 조성된 물포럼 상징 숲과 수경광장 등에도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의 수는 매달 큰 폭으로 줄고 있다. K-water에 따르면 관람객 수는 개장 직후인 지난 5월 3만2천 명이었지만, 한 달 뒤인 6월에는 1만7천 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 9월에는 1만2천 명이 방문하는 데 그쳤다. 방문객이 크게 줄자 K-water는 행사를 유치해 방문객 인원을 채우고 있다. 실제로 관람객이 1만2천 명으로 떨어진 9월 이곳에서 열린 행사만 17차례나 된다. 1만4천 명이 찾은 지난달에도 16차례에 걸쳐 행사를 열었다. 억지로 행사를 유치하다 보니 경북지체장애인 기능경기대회나 작가 초대전 등 물 문화와 관련 없는 행사가 대거 열렸다.

이처럼 방문객이 많이 줄어든 건 알맹이가 부실한 탓이 크다. 이 센터에는 세계물포럼의 의미와 소개를 담은 사진과 영상물이 전시돼 있고, 세계물포럼 운영회의가 열린 대강당과 국제회의실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세계물포럼과 관련한 전시물은 홍보 영상과 주요 참석자의 핸드 프린팅, 안내 전시물, 행사 사진 등이 전부다. 이외에는 모두 K-water의 스마트 물관리와 생수, 통합 물관리시스템 등 자사를 홍보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방문객 김모(52'안동) 씨는 "세계물포럼을 기념했다고 해서 특별한 내용이 있나 살펴봤지만 홍보 영상밖에 없었다"면서 "전시장을 모두 돌아보는데 3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내용이 부실했다"고 했다. 세계물포럼기념관이 아닌 K-water 홍보관에 불과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운영 수준도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K-water는 이곳을 개관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변변한 인터넷 홈페이지조차 운영하지 않고 있다. 방문객들이 찾아올 기회마저 차단된 셈이다.

이에 대해 K-water 관계자는 "수자원 관련 학회 유치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