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 만의 생태·환경 집중…관광 불모지서 年 1천 만 찾는 명소로
가을은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울긋불긋 단풍도 남쪽 지역까지 물들어 가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게다가 '2015 가을 관광주간(10월 19일~11월 1일)'을 맞아 전국 대표 관광지마다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들을 준비해 두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기존의 관광지는 물론 새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들을 만들고 다듬어 알리고 있다.
관광도시를 꿈꾸는 안동도 안동시와 관광재단은 물론, 관광두레공동체와 관광 관련 업체들이 한마음으로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하고 있다. 역사와 전통, 문화와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안동은 전국 어느 곳보다 한걸음에 시간 여행이 가능한 곳으로 유명하다. 깊어가는 가을, 올해 마지막 가을 여행의 추억을 준비하는 안동과 여행객들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전남 순천을 비교 체험했다. 올해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오른 전남 순천의 관광 인프라와 시스템을 통해 2020년 관광객 1천만 시대 안동을 기대해 본다.
◆올해의 관광 'HOT' 전남 순천시
남해안을 품은 순천은 전형적인 해안도시다. 소설가 김승옥이 쓴 '무진기행' 속 장면처럼 갈대밭이 어우러지고 갯벌과 바다가 닿아있는 곳이 순천이다. 순천은 안동이나 경주처럼 많은 유적을 보유하지 않았고 아름다운 백사장을 지닌 부산이나 강릉처럼 큰 유락 시설도 없다.
전형적인 우리나라 관광지의 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이지만 생태관광도시를 표방했던 순천은 성장을 위해 도심을 새롭게 정비했고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게 도시를 꾸몄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 도시재생의 최고작으로 꼽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정원인 순천만정원은 111만2천㎡의 크기로 축구장 100개와 맞먹는 거대 공간에 조성됐다. 정원 안에는 567종, 413만 송이의 꽃들이 피고 511종, 83만7천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다. 순천만정원은 원래 5㎞ 떨어진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보존하고자 조성된 곳이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은 지난 2006년 2월 순천시 조례동 4만㎡ 부지에 63억원을 들여 지어졌다. 이 촬영장은 1960~198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서울 변두리와 달동네, 순천읍내 거리 등을 재현했다. 최근까지 다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고 현재에도 촬영장으로 쓰인다.
하지만 순천은 이 공간을 단순 촬영장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 당시를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로 만들었다. 촬영장 가운데 선술집을 만들어 막걸리와 파전 등 그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당시 교복을 재현해 방문객들에게 빌려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고고장'까지 만들어 옛 추억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안동 성진골벽화마을처럼 순천에도 남제골벽화마을이 있다. 남제골은 예전 자취생들이 모여 살던 쪽방촌이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자취생들이 사라지고 주민들도 노령화되면서 마을은 도심 한편의 빛바랜 빈민촌으로 전락하게 됐다. 이에 순천시는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새로운 벽화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나 아름다운 동화 등을 소재로 낡은 옹벽과 우편함, 대문 등에 색을 입혔다. 벽화마을로 달라진 남제골은 예전처럼 생동감 있는 곳으로 변했다. 순천만정원과 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관광객이 정원과 함께 둘러봐야 할 곳으로 웬만한 관광지 못지않게 유명하다.
모세환(41) 전라남도 순천시 관광두레 PD는 "전국의 유명 관광지를 봤을 때 대부분 하드웨어 쪽에 비중을 크게 둬 건물을 짓고 외관 치장에 집중한다. 결국 이런 관광지는 일회성 방문에 그친다. 1991년 초반까지만 해도 순천은 이런 관광 트렌드를 따랐다. 하지만 당시 공무원들은 미래에 대해 고민했고 개발보다는 자연과 생태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그들은 자연 그대로를 지키면 그것이 또 하나의 관광요소가 될 거란 것을 믿었다"고 했다.
◆시민'단체 참여로 조성된 도심 속 정원 "국가정원 지정"
순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순천드라마촬영장, 남제골벽화마을 등은 모두 도심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 관광지들이 반경 10㎞ 이내에 모두 자리하고 있어서 관광객에게 최적의 동선을 제공하고 있다. 관광을 목적으로 순천을 찾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광지를 둘러보고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도록 한다.
순천은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도심 확장 차단 계획'을 세웠고, 그 아이디어로 도심 외곽에 건축물이나 조형물이 아닌 꽃과 나무를 심었다. 그 계획에 따라 거대 인공정원인 순천만정원이 탄생한 것.
순천만정원은 순천시민의 자식 같은 존재다. 정원에는 시민과 단체, 마을 등에서 기증한 나무가 많다. 시민들이 정원을 꾸미는 데 모두 힘을 합치고 참여하면서 정원 곳곳에는 그들의 정성과 사랑이 묻어나 있다. 특히 지난달 5일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국립공원처럼 국가에서 정원의 모든 관리 비용을 지원하게 됐다. 그동안 정원 관리에 투입된 시민들의 세금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게 돼 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순천은 관광산업 발전으로 인구 증가라는 큰 변화까지 맞게 됐다. 순천은 2009년 말 인구 27만1천106명으로 27만 명을 겨우 넘기던 도시였다. 하지만 매년 인구가 증가하면서 현재는 27만8천684명으로 늘어났다. 순천은 5년 만에 전체 인구의 2.8%인 7천578명이 늘어나면서 전남 제1도시인 여수(28만 명)까지 추격하고 있다.
순천은 1천만 관광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0년 534만715명이던 관광객이 2011년 413만4천949명, 2012년 487만1천258명, 2013년 969만6천521명으로 폭증했으며 올 들어서도 지난 8월까지 608만5천433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순천만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선포된 이후 한 달쯤 지난 현재 전년 대비 50%가량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국가정원 지정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순천만정원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이 있었던 지난달 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35일 동안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92만8천45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만270명의 관광객과 비교하면 50%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9일 한글날부터 황금연휴가 시작된 3일 동안 21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해 한글날 연휴에 14만4천여 명이 찾은 것과 비교하면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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