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전통문화 자부심 세울 예천 활의 세계화

입력 2015-10-19 01:00:06

제2회 세계 예천 활축제가 15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18일 막을 내렸다. 활을 주제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축제로 해외 11개국의 전통 활 시연단까지 참여해 각국의 전통 활 문화를 선보였다. 예천군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각 나라 전통 활 문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과 함께 우리 활의 세계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부탄 등과 세계활문화연맹 창설 추진 등 활문화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도 맺었다.

우리 민족은 역사 기록과 다양한 유적을 통해 일찍부터 활을 잘 쏘는 동이족(東夷族)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특히 경북 예천은 조선조부터 활 역사를 쓰고 전통을 지켜온 고장이다. 조선 국궁 제작 중심지였던 예천은 400년이 넘는 전통의 명맥을 이어왔다. 그런 조궁술(활 만드는 기술)의 전수로 지금도 전국에서 활동하는 활 제작 궁장의 70%가 예천 출신이 차지할 정도다. 그야말로 한국 전통 활 문화를 고스란히 전승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조선 국궁의 전통 활 문화전승과 예천인의 활 DNA는 양궁에서도 진가가 드러났다. 올림픽과 세계 대회를 석권하며 한국 양궁 실력을 과시한 김진호 등 뛰어난 선수가 예천에서 나왔다. 한국 양궁의 우수성을 세계인에 뚜렷이 각인시킨 김진호를 기념해 1996년 진호국제양궁장이 예천에 들어선 것도 그 때문이다. 이후, 여러 활대회가 예천에서 집중적으로 열리는 것도 예천이 명실상부한 활의 성지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의 활과 양궁을 아우르는 역사와 다양한 기반까지 고루 갖춘 곳은 예천이 유일하다. 예천에서 세계 활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 지난해부터 각국 전통 활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 개최도 의미 있다. 그 결과 전통 활 문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필요성을 느끼고 새 도전에 나선 것이다. 세계화 물결 속에서도 전통문화의 보존 가치는 여전히 충분하다. 이런 점에서 활축제 개최에 이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은 바람직하다. 이는 인류 문화의 다양성 확보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예천을 넘어 국익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경북도와 정부의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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