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는 1776년 유명한 그의 '국부론'에서 이렇게 썼다.
"집안 살림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진리가 있다. 밖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은 절대로 집에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양복점 주인은 자기 신발을 만들지 않고 구둣방에서 산다. 구둣방 주인은 자기 옷을 만들어 입지 않고 옷가게에서 맞춘다. 농부는 옷이나 신발 어느 것도 만들지 않고 이를 만드는 사람들을 이용한다."
그가 풀어서 자유무역의 이점을 설명한 비교우위의 논리는 오늘날까지 무역 이론의 바이블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무역은 그동안 승승장구해 왔다. 1960년대 외화의 중요성에 눈뜬 순간부터 국가가 나서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수출 전략을 밀어붙인 덕분이다. 세계은행은 1960년대 이후 3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세계 197개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1962년 5천500만달러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수출은 1977년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 1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를 이루는 데 서독은 11년이 걸렸고, 일본은 16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7년이 걸렸다. 지난해는 6천280억달러어치를 수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승승장구하던 무역에 비상등이 켜졌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된 것이다. 미국과 일본, 호주, 캐나다 등 환태평양 12개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세계 최대 경제 공동체가 탄생했다. 이들 12개국의 GDP 규모는 38조달러로 세계의 40%를 차지한다. 교역 규모 역시 9조6천억달러로 25%에 이른다. 메가 FTA 시대의 개막이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3년 미국이 손을 내밀었지만 한국은 손사래를 쳤다. 덕분에 그동안 FTA에서 한국에 뒤처졌던 일본은 단번에 열세를 만회하게 됐다. 자동차 부품 수출 등에 타격이 예상된다.
때맞춰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 4년간 내리 무역액 1조달러 이상의 전통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5년 만에 무역액이 1조달러 아래로 떨어질 위기다. 수출은 9개월째 내리막이고, 수입도 크게 줄었다.
이제라도 TPP에 가입하자니 산 넘어 산이다. 계속 외면하려니 TPP 내 국가들과 비교열위에 서는 것이 두렵다. 세계 무역 환경은 격변한다. 이번 사태는 정부의 단 한 번 그릇된 판단으로 수십 년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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