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상자 들어온 민들레 홀씨, 꽃으로 피다
지름 2m 크기 조형물 2개
30초 주기로 들숨과 날숨
음료용 빨대서 생명의 싹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시리즈 '2015 유리상자 아트스타' 네 번째 전시 STUDIO1750·정혜숙의 '플라워 주스'전이 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각과 건축을 전공한 김영현과 조각과 디자인을 공부한 손진희 2명이 2014년 구성한 프로젝트그룹 'STUDIO1750'과, 회화를 전공한 정혜숙 작가가 공동 작업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바닥에서 1m와 3m 높이에 설치한 지름 2m 크기의 조형물 2개는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수십 개의 투명비닐 막대가 방사선 모양으로 뻗어 있다. 30초 주기로 들숨과 날숨이 이어지면서 움직이거나 일렁인다. 그 움직임의 주변에는 지름 40㎝ 정도의 빨강, 파랑, 초록, 노랑 색상 기둥이 4~5m 높이로 세워져 있으며, 그 기둥의 윗부분을 90도 정도로 구부려 놓았다. 얇은 비닐로 이루어진 이 색 기둥은 송풍기에서 주입하는 공기의 팽창력으로 단단히 서 있다. 마치 음료용 빨대처럼 보인다.
작품 '플라워 주스'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 그 경계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과 방법에서 벗어나 소소한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려는 시도이다. 그 시도란 유리벽처럼 열리거나 닫힌 경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유리상자 프로젝트는 '일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특별해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한 물음에 대한 답으로 민들레 홀씨를 작업의 주제로 삼았다.
특별히 씨를 뿌리거나 가꾸지 않아도 지천에 널린 하얗고 노란 민들레의 솜털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하얀 홀씨는 여리게 보이지만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산과 들에 퍼져 피고 진다. 이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민들레 홀씨가 '나무만큼, 사람만큼 커진다면 어떨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플라워 주스'라는 설치를 통해 스스로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 답은 유리상자 속으로 민들레 홀씨가 들어와 꽃이 되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김옥렬 씨는 "민들레 홀씨가 꽃으로의 변신이 가능했던 것은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은 것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의미를 부여할 때, 작고 평범한 것도 크고 특별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이 작품은 홀씨와 빨대의 조합, 이 낯선 결합이 사각의 유리상자를 하나의 컵으로 설정함으로써 일상을 담고 있는 장소와 그 장소에서 보고 마시는 것이 몸을 통해 연결되듯, 감상의 순간이 바로 사각의 유리상자와 유리잔이 연결되는 통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 6일(금)까지.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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