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1번지 경북 창조경제 메카 우뚝] <8>고택 브랜드 사업

입력 2015-10-01 01:00:05

호텔신라 제휴점 승격 '韓 스테이' 사업 펼쳐

안동댐 야외 민속촌에 고가옥을 활용한 고택 리조트. 고택을 새로 단장한 이곳은 \
안동댐 야외 민속촌에 고가옥을 활용한 고택 리조트. 고택을 새로 단장한 이곳은 \'구름에 리조트\'란 이름이 붙었다.
영덕 인량마을에 있는 고택.
영덕 인량마을에 있는 고택.
안동 이상루 고택에서 진행된 고택 음악회 사물놀이 공연.
안동 이상루 고택에서 진행된 고택 음악회 사물놀이 공연.

경북도민들은 삼성이 파트너로 참여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이 삼성전자 등을 앞세운 제조업에서도 강하지만 서비스산업 영역에서 호텔신라'제일모직'제일기획 등 다양한 관계사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제조업뿐만 아니라 농업은 물론 관광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경북은 삼성과 함께 종가음식에 이어 경북의 자랑스러운 고유 자산인 '고택'을 창조경제의 신모델로 만드는 구상을 구체화시키는 중이다. 세계 어느 유명 호텔 못지않게 세계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관광 명소 브랜드가 바로 경북의 고택이라는 것이다.

◆경북의 창조경제, 왜 고택을 대상으로?

경북에는 고택이 유난히 많다. 전국의 지정문화재 고택 747동 중 40%에 이르는 296동이 경북에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통한옥 관광자원화사업' 대상으로 지정한 고택 99곳의 명단을 들여다보면 절반에 가까운 47곳이 경북에 자리를 잡고 있다. 경북이 전국 고택의 메카인 것이다.

경북도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해마다 늘어나는 고택체험 내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 '고택관광 명품화사업'을 해왔다. 고택에 깃든 우리 고유의 전통과 역사문화, 한국적 정취 등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는 동시에 이를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브랜드화하고 이를 위한 전문인력과 관리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해왔다.

경북도 내에서 '고택사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역시 안동이다. 고택이 많은 안동은 '고택 브랜드화 사업'을 펴왔다.

안동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는 지난해 묵계종택, 목재고택, 반구정, 삼산종택, 소산재, 향산고택 등 6개 고택에 대해 브랜드 개발 및 권리화를 마쳤다. 지난해까지 안동시내 40개 고택에 대해 브랜드 개발을 지원한 안동지식재산센터는 그동안 고택 브랜드 활용을 위한 매뉴얼, 휘장, 목현판, 홍보용 액자 등도 제작해 지원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46개 고택의 브랜드를 개발했으며 창조경제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개발된 고택 브랜드는 다양한 제품에 응용시켜 고택 홍보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1년 고택 브랜드를 개발한 안동 법흥동 고성이씨 탑동종택(固城李氏 塔洞宗宅)은 브랜드를 활용한 이불과 방석, 식기 등을 제작하고 목현판과 휘장 등을 내걸어 방문객에게 알리고 있다.

◆경북도, 어떤 고택 모델을 꿈꾸고 있나?

경북도는 올 초 김관용 도지사가 주재한 가운데 삼성 관계자 및 교수'각계 전문가 등을 배석시켜 '경북창조경제 전략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한 뒤 전통문화의 창조산업화 방향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경북도는 한옥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가 있는 곳이 경북인 만큼 경북의 고택과 연계한 '한(韓) 스테이(Stay)' 사업 활성화에 호텔신라와 삼성경제연구소'제일기획'제일모직'웰스토리 등의 삼성 관계사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삼성 측도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며, 올 상반기 고택 활성화 사업 대상 49곳에 대한 선정이 끝났고 실사까지 이뤄졌다.

이어 삼성 측은 예약 시스템 구축'인증현판 등 마케팅'홍보 지원사업과 안전환경 및 보안시스템 등의 시설 보완에 대한 지원 방향을 경북도'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의했으며 비용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은 경북 고택에 대한 적극적 홍보와 함께 임직원 숙소 활용 등도 고려 중이며 현재 고택별 세부 컨설팅을 진행 중이라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경북도는 장기적으로 도내 주요 고택을 호텔신라의 제휴점으로 승격시키는 안까지 향후 추진할 방침이다.

경북도가 도내 고택을 발전시킬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프랑스의 농가 숙박 브랜드인 '지트 프랑스'(Gite de France)다. 전 세계 사람들이 예약하는 지트 프랑스는 경북도가 바라는 고택 '한 스테이' 프로그램의 벤치마킹 모델이다.

경북도는 일단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엄청난 숫자의 대회 참가자들과 관광객이 강원도로 들어오면 경북으로 넘어오는 수요도 많을 것이며 경북의 '한 스테이' 사업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김관용 도지사는 "문화는 새로운 경제 무기이며 경북도는 최근 실크로드 경주는 물론, 고택을 통해 이를 현실화시키는 중"이라며 "추격형 경제가 아닌 창조형 경제를 경북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고택 등 우리 경북의 문화 자산"이라고 했다.

◆경북의 벤치마킹모델 지트 프랑스는?

프랑스의 '지트 프랑스'는 세계인들에 잘 알려진 브랜드다.

화려한 곳만 있는 것도 아니다. 마구간을 고쳐 거실'침실을 만들어놨고 주인이 직접 마중나오는 인간미 물씬 나는 관광객들의 거처다.

지트 프랑스로 지정된 곳마다 담벼락에는 '지트 프랑스' 표지판이 붙어 있다. 한눈에 관광객들이 알아볼 수 있는 것.

서비스 측면에서 호텔보다 더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는 관광객들이 대다수다. 부엌 한쪽에 마련해둔 지트 프랑스와 주변 관광지를 홍보하는 책자나, 방안 곳곳에 걸려 있거나 놓인 소품은 사무적인 호텔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지트 프랑스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대량 생산된 식사가 아니라 그 지역에서 바로 생산된 먹거리도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트 프랑스의 경우, 바게트와 잼, 치즈, 커피, 우유, 주스, 오렌지와 키위로 가득한 식탁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집주인이 지트 프랑스에 가입하면 브로셔에 해당 집이 등장하고, 관련 책자에도 자세히 소개된다. 물론 지트 프랑스 홈페이지에서도 검색된다.

프랑스 사람들이 지트 프랑스에 가입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지트가 집주인의 살림에 큰 보탬이 된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마을을 알리고, 이웃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마을 자랑거리를 안내하는 동시에 마을의 가치를 높인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지트 프랑스에 가입한 집에는 안전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품질과 서비스에 따라 등급도 매겨놨다. 예약을 원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묵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사전에 서비스 질까지 파악해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보통의 지트 프랑스는 파리 중심부 4성급 호텔의 3분의 1 수준, 파리 외곽 3성급 호텔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숙박료만 지불하면 이용 가능하다고 경험자들은 얘기했다.

한편 경북도는 프랑스 등의 모델을 따와 '한 스테이' 사업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숙박시설 평가와 서비스 등급제(5등급)를 정기적으로 실시, 품질관리와 신뢰성을 확보하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한 예약과 전자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세계 각국의 숙박 네트워크를 연계하거나 함께 홍보하면서 국내외 관광객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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