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진입하는 관문 중 하나인 북대구IC에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탑 하나가 서 있다. '솔라 타워'(Solar Tower)라고 적힌 이 탑은 20011년 대구시가 민간투자사인 대성에너지㈜와 함께 만든 200㎾급 태양열 발전시스템이다. 북대구IC를 자동차로 지나치면 솔라 타워가 어떻게 전기를 만들어내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타워 아래에는 햇빛을 타워 꼭대기로 집중시키는 반사경이 450개가 설치돼 있다. 반사경을 통해 햇빛을 타워 꼭대기로 모은 뒤 그 열로 내부의 물을 끓여 순환시키면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으로 발전이 이뤄진다. 태양열 발전 연구시설로 만들어진 곳이라 지금은 가동되고 있지 않다.
신재생에너지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 원료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에는 꼭 필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2013년 에너지관리공단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석탄, 석유 등과 같은 1차 에너지 대비 비중이 3.52%에 불과하며,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량도 전체 발전량의 3.86%를 차지한다. 다행인 것은 적은 수치이지만 점점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05년 대구시가 '솔라 시티 대구'를 선언하면서 대구는 태양광 에너지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주 매일신문은 대구경북이 주목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기로 했다. 대구경북지역에 가장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활용시설을 찾아가봤고,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도약을 꿈꾸는 업체도 알아봤다. 그리고 대구경북지역의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좀 더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대구 최고 신재생에너지 시설 '엑스코'
대구에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물은 어디일까. 바로 엑스코(EXCO)다. 연간 9천500㎿h의 전기를 사용하는 엑스코에서 이 건물 하나가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천600㎿h로, 이 정도 양이면 383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이런 신재생에너지 시설의 개발'관리의 공로를 인정받아 엑스코는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주최로 개최된 '제1회 신재생에너지설치 우수사례전' 공공부문 우수 설치사례로 선정되었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제2회 신재생에너지 지방보급사업 우수사례 발표'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엑스코 시설관리팀 최용수 팀장과 박상명 대리의 도움을 받아 엑스코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익히 알고 있던 시설도 있지만 상상도 못한 곳에 설치된 것들도 있다. 최용수 팀장은 "만약 엑스코의 신재생에너지가 얼마나 생산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본관 1층의 신재생에너지 현황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엑스코의 상징, 태양광발전설비=엑스코의 상징이라 말할 수 있는 본관 지붕은 그 자체로 거대한 발전설비다. 'EXCO/DAEGU/GREEN'이라고 새겨진 지붕의 글자는 모두 태양광패널로 만든 글자들이다. 엑스코에 태양광패널이 설치된 곳은 본관 지붕뿐만 아니라 본관 지붕 구조물의 남쪽 사면, 신관 지붕, 신관 남쪽 벽면 글자(GREEN EXCO) 등으로 총 3천여 장이 설치돼 있다. 엑스코는 태양에너지를 발전뿐만 아니라 냉난방에도 이용하고 있었다. 신관 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급탕설비는 신관의 화장실과 샤워실 온수 공급에 이용된다.
◆신관 전시장은 낮에 등을 켤 필요가 없다=신관 1층 전시장 천장에 부착된 사각형 모양의 등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최 팀장은 "이 등은 사실 등이 아니다"라고 했다. 신관 1층 전시장을 환히 밝히는 사각형 등이 분명한데 등이 아니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는 "본관에서 신관으로 넘어오는 통로 바깥 작은 지붕처럼 생긴 구조물이 생각나느냐"며 "그 구조물이 신관 전시장으로 햇빛을 보내주는 집광'채광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햇빛을 프리즘을 이용해 모아서 조명처럼 쏘아주기 때문에 신관 1층 전시장은 낮에는 전기 조명을 전혀 켜지 않는다고 한다.
◆무심코 지나가는 그곳 아래에도 있다=사람들이 무심코 지나가는 엑스코 정문 앞 광장과 주차장을 들어갈 때 무심코 지나치는 하역장 아래에도 엑스코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있다. 박상명 대리는 "엑스코 정문 앞 광장과 하역장에는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이용객들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지열을 얻기 위한 파이프가 그곳 150~200m 아래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지상과 지하의 온도 차를 이용해 냉난방을 하는데, 여름에는 지하가 지상보다 시원하고 겨울에는 그 반대가 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이화섭 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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