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자외선이 강하다. 한낮 땡볕 아래 5분만 서 있으면 피부가 따끔거릴 정도의 날씨, 여름이 깊어갈수록 배스를 만나기 어려워진다. 특히 대구경북의 여러 포인트는 숨 쉴 구멍이 있으려나 싶을 정도로 빽빽하게 자라난 마름 탓에 낚시할 전의를 잃게 한다. 여름, 배스가 그리워 몸이 근질근질한 초보 낚시인들을 위해 짜릿한 버징 기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여름, 표층이 '핫'해지는 이유
수중 상황을 상상해보자. 빼곡히 들어차는 마름 덕에 배스들은 은신처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더욱이 마름의 광합성으로 산소가 발생해 베이트 피시들의 접근도 활발해져 몸을 숨기고 사냥하기 딱 좋은 은신처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간은 잠시뿐, 태양의 궤도가 높아져 깊은 수심까지 햇볕이 닿기 시작하면, 수온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더불어 부유물과 플랑크톤의 증가로 배스의 주거 환경이 쾌적하지 못해진다. 이런 변화가 찾아오면 배스들은 1℃라도 시원한 곳을 찾아 이동한다. 나무가 우거져 그늘지는 곳에 새 물이 유입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거대한 직벽의 그늘도 나쁘지 않은 곳이다. 이런 곳이 없는 저수지나 강에는 부들이나 갈대 그늘, 마름 그늘이 그나마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그늘을 만들어 주는 자연 구조물은 배스에게 먹거리도 선사한다. 나무나 갈대, 부들에서 떨어지는 애벌레, 매미는 배스에게 고단백의 식사를 제공한다. 마름 위에 안착하는 잠자리나 연잎 위를 뛰어노는 개구리도 고단백의 먹거리이다. 그늘에서 쉬던 배스는 그래서 표층을 주시하고 있다.
◆표층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버징 기법
이러한 이유로 여름에는 표층을 공략하는 탑워터 채비가 최고의 유효타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많은 탑워터 하드베이트는 삼 봉 바늘이 달려 있어 밑 걸림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소프트베이트에 훅을 숨겨 표층을 공략하는 버징 기법이 생겨났다. 버징이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소프트베이트를 이용, 캐스팅 후 채비가 안착하자마자 릴링을 시작해 수면을 지나오게 하는 기법이다. 훅의 끝이 웜에 파묻혀 있어 마름이나 연잎, 개구리밥 등을 채비가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다. 보통 많이 사용하는 버징용 웜은 쉐드 타입이나 프로그 타입, 혹은 집게발이 큰 호그 타입이다. 버징 시 가장 중요한 건 수면에 발생하는 파문의 크기와 개수인데, 마름이나 연잎 등의 밀집도가 높을수록 큰 파장을 낼 수 있는 웜이 좋다. 그래야 그늘에 숨어 있는 배스에게 확실하게 어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비의 운용은 집요하게, 변칙적으로
더위가 심하면 사람도 입맛이 없어지듯 배스도 축 늘어져 저활성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늘에서 쉬는 배스는 표면을 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출'일몰 시간대인 피딩 타임을 제외하면 한낮에는 그냥 멍하니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스가 입을 여는 때는 손쉬운 먹잇감이 나타나거나 호기심에 본능이 더해졌을 때이다. 많은 낚시인이 버징 기법을 구사할 때 시계 방향이나 반 시계 방향으로 탐색을 시도한다. 마름이나 개구리밥이 많은 곳은 버징한 흔적이 남아 있는데, 마치 부챗살이 펴져 있듯 반원을 그리며 탐색했음을 알 수 있다. 캐스팅 후 릴링을 하다 보면 수면이 꿀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배스가 루어를 보고 쫓아오는 것이다. 대개 이런 반응이 없을 시 다른 방향으로 캐스팅해 탐색한다. 그리고 반응이 없으면 다른 포인트로 이동한다. 이런 탐색은 너무 성급하고 빠른 포기이다. 수면에 루어가 떨어지면 오픈 워터든 마름 위든 근처 배스는 관심을 가진다. 어리고 성급한 녀석은 첫 캐스팅에도 반응을 보이지만 대부분의 빅 배스는 신중한 편이다. 캐스팅했던 채비를 회수하고 다시 그 자리에 캐스팅하기를 집요하게 반복하면, 어느 순간 배스의 관심은 적극적으로 변한다.
보통 첫 캐스팅 후 잠시 스테이를 줬다가 빠르게 릴링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스테이를 길게 주고 릴링을 최대한 빠르게 하면 첫 캐스팅에도 배스의 얼굴을 볼 수도 있다. 채비 안착 시 호기심을 갖고 왔던 배스가 급작스러운 움직임에 미쳐 루어를 확인도 하지 않고 리액션 바이트가 일어나는 것이다. 첫 탐색이 빨랐다면 그다음 캐스팅은 최대한 느리게, 스테이를 섞어서 변칙적으로 운용하는 게 좋다. 배스의 호기심과 본능을 적절하게 자극해 주는 것이다. 배스가 있을 법한 포인트에는 분명히 배스가 있다. 바이트가 없다면 낚시인이 배스가 관심을 둘 기회를 주지 않았을 뿐이다.
◆챔질은 여유를 주고, 강하게
버징 운용 시 배스의 바이트는 어떨까? 배스는 마름이나 연잎, 수면을 지나고 있던 채비를 위로 튀어 오르며 한 입에 물고, 몸을 돌려 다시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 이때 마름이나 연잎 등 시야를 가리는 요소가 많을수록 한 번에 정확하게 입에 넣기 어렵다. 그래서 버징 운용 시 '퍽'하고 수면을 치는 바이트와 동시에 낚싯대를 내려 텐션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채비를 입에 문 배스는 몸을 돌리며 이질감이 없음을 확인한 후, 정확하게 입안으로 삼키기 시작한다. 그럼 이 순간 챔질을 해야 한다.
바이트와 동시에 챔질 시, 훅킹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아주 높다. 보통 바이트 하는 소리와 함께 3초를 세고 챔질을 하면 성공 확률이 높은 편이다. 너무 늦으면 채비를 도로 뱉어내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챔질은 평소보다 조금 강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오픈 워터가 아닌 마름 밭이나 개구리 밭은 수초도 함께 물고 들어갔을 확률이 높다. 이 경우 어설픈 챔질은 훅킹 실패와 더불어, 튀어나온 바늘 탓에 이물감을 느낀 배스가 채비를 뱉게 한다. 정확한 타이밍에 강한 챔질, 잊지 말자!
이성호/한국낚시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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