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전쟁사 최고봉' 왕산 선생의 나라사랑 기리자

입력 2015-04-30 05:00:00

탄신 160돌 고유제·세미나…유족·유림단체 300명 참석

왕산 허위 선생의 탄신 160주년이자 을미의병 2주갑(120년)을 맞아 고유제에 참석한 왕산 허위 선생의 장손 허경성(오른쪽에서 네 번째) 씨와 장손녀 허로자(오른쪽에서 두 번째) 씨 등 유족들. 정창구 기자
왕산 허위 선생의 탄신 160주년이자 을미의병 2주갑(120년)을 맞아 고유제에 참석한 왕산 허위 선생의 장손 허경성(오른쪽에서 네 번째) 씨와 장손녀 허로자(오른쪽에서 두 번째) 씨 등 유족들. 정창구 기자

#전국 연합의병 창의군 결성

#서울진격작전 등 항일운동

"대장부 품은 대의 금오산이 포효한다. 구만리 창천으로 웅비하는 봉황이여, 배달 넋 솟구쳤으나 해와 달이 굽어보네."

항일의병장인 왕산 허위 선생 묘비에 새겨진 헌시다. 손자 허도성(미국 거주) 씨가 지었다.

1896년 을미의병을 시작으로 연합의병 창의군을 결성, 서울진공작전을 펼치는 등 항일운동을 하다 체포돼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한 왕산 허위(1855~1908)선생. 올해로 탄신 160주년이자 을미의병 2주갑(120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고유제와 세미나가 29일 구미 임은동 왕산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사단법인 왕산기념사업회(이사장 김교홍) 주관으로 열린 행사에는 비가 오는데도 선생의 장손 허경성 씨와 장손녀 허로자 씨 등 유족과 경북도 내 유림단체,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고유제는 유림단체가 주축이 돼 선산 김씨 문중 김교언 씨의 집례로 한강 정구 선생의 후손 정건용 씨가 초헌관, 미수 허목 선생의 후손 허연 씨가 아헌관,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 류시창 씨가 종헌관을 맡아 묘사 형식으로 제를 올렸다.

2부 행사로 열린 세미나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김희곤(61·안동대 교수) 관장이 강사로 나서 '왕산 허위의 나라사랑과 의병전쟁'을 주제로 왕산 허위 선생의 독립운동 발자취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애국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김희곤 교수는 "왕산 허위 선생은 독립운동사의 첫 장인 의병전쟁사에서 최고봉을 장식하는 인물이다. 을미의병에 나섰고, 1900년대 들어 서울에서 관직을 맡아 광무황제의 신임을 받으며 개혁을 지향하고, 다른 한편으로 유림들에게 글을 보내 지속적인 항전을 이끌어 내려 노력했다. 이를 알아차린 일제에 의해 강제로 김천 지례 골짜기로 유폐됐지만 끝내 다시 일어나 경기도 일대에서 의병을 이끌고 동대문 밖 30리까지 진격한 서울진격작전의 최고 지휘관이었다"며 "구미시가 왕산 선생을 새롭게 기리는 계획을 수립하고 기념사업에 나서는 일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왕산 허위 선생은 일제의 침략을 반대하는 의병을 일으켰고, 1908년에는 전국 13도 연합의병 창의군을 결성해 민족혼에 기운을 불어넣은 분이시다. 선생의 일생과 업적은 항일독립운동의 연원으로, 그 정신이 영원히 빛날 것이다"며 "100여 년 전 풍전등화의 위기에 맞서 우국충정으로 일제의 침략에 대항했던 왕산 허위 선생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선생의 고귀한 뜻을 널리 알리고 이 같은 자리를 지속시키는 것이 바로 우리 세대의 소임이다"고 했다.

허경성'허로자 씨 등 유족들은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다시는 나라를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할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고 역사를 기억하면서 보살펴 주신 경북도와 구미시에 감사드린다"며 "할아버지의 유골을 고향 땅에 모셔 다행스럽다. 하지만 만주·러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타국을 떠돌아다니며 항일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골을 고국으로 모셔와 할아버지 옆에 묻어 주는 것이 유일한 한 가지 소망인데 이를 실천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