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집값 '쑥' 서문시장 '북적'…도심 누비는 '노다지' 선로

입력 2015-04-24 05:00:00

전국 최초의 대중교통용 모노레일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23일 오후 정식 개통한 가운데 시민들을 태운 전동차가 북구 매천동 강변을 따라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전국 최초의 대중교통용 모노레일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23일 오후 정식 개통한 가운데 시민들을 태운 전동차가 북구 매천동 강변을 따라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에 따른 후광(後光)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호선 역과 인접한 전통시장과 백화점 등지엔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북구 강북지역은 도심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역사 주변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곳곳에서 '3호선 후광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호선 최대 수혜 지역은 북구 강북지역. 인구 20만 명이 넘는 부도심이지만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외곽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도시철도 3호선 개통으로 이미지를 변신했다. 강북지역에서 도시철도 3호선을 이용해 대구 중심가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0여 분. 북구청 관계자들은 "3호선 개통 전에는 국우터널이나 교량을 이용해야만 금호강을 건널 수 있었고, 출퇴근 시간대는 상습 정체로 도심 진출입이 쉽지 않았다"며 "이제 강북지역이 완전한 도심으로 편입하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강북 시민들을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도 검토하고 있으며, 3호선 역세권에 있는 매천시장 등을 찾는 시민도 늘어날 전망이다.

서문시장도 3호선 개통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18, 19일 시민 대상 무료 시승 때는 서문시장에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시민들로 붐볐다. 점포마다 손님들로 북적였고, 식당들은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상인연합회는 3호선 개통으로 서문시장을 찾는 시민이 크게 늘면서 올여름 야시장 개장까지 결정했다. 단순한 쇼핑공간이 아닌 관광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구의 대표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3호선 역세권을 따라 위치한 유통업계도 화색이 돌고 있다. 대봉교역과 연결통로를 만든 대백프라자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자체 예산 4억원을 들여 높이 4.3m, 길이 10m, 폭 4.1m, 면적 47.8㎡(14.5평) 규모로 통로를 만든 대백프라자점은 3호선 개통에 따라 젊은 고객층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3호선을 이용해 방천시장과 김광석길 등 도심 관광에 나선 시민들이 대백프라자점을 거쳐 갈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대백프라자점 관계자는 "3호선이 개통하면 지난해보다 고객 수는 20%, 매출은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주변 도심 관광지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공단역과 팔달역 사이에 있는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기대에 들떠 있다. 3호선 개통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매출액이 현재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상철의 특성상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개통 전에 역세권을 중심으로 기대 이익이 반영된 탓에 실제 이익으로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얘기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도심에서 상대적으로 외곽지였던 강북지역과 지산'범물지역은 부동산 상승이 기대되지만, 그 밖에 역세권은 상승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서문시장 등 역세권에 인접한 유통업체는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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