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천에서 또 대낮에 수달이 발견돼 한 시민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됐다.
지난해 12월 대낮에 목격(본지 1월 14일자 보도)된 이후 두번째다. 수달은 시민 박원득(64'대구 범어동)씨가 지난해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산책하다 촬영한 것이다.
박씨에 따르면 수달은 봄비가 내린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쯤 신천 수중보 아래서 큼직한 물고기를 잡고서는 얕은 물가로 나와 한동안 식사를 즐긴 뒤 인근 하중도로 유유히 사라졌다. 박씨는 "다음날인 21일 오전에도 이곳과 좀 떨어진 곳에서 헤엄치는 수달을 봤다"고 말했다.
▶신천엔 대낮에도 수달을 볼 수 있다.
야행성인 수달이 대구 도심 한 가운데인 신천 중류에서 대낮에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신천을 거슬러 올라온 물고기들이 콘크리트 수중보에 막혀 먹이(물고기)가 풍부하고 인근에 사람이 쉽게 접근할수 없는 하중도가 발달해 수달에게 최적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기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 신천,금호강 일대에는 지난 2009년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회의 수달 생태조사에서 수달이 15마리 이상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수달은 수중 생태환경의 건강성을 알려주는 수(水)환경 지표종이자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대구 신천에 수달이 산다는 것은 신천이 그만큼 생태학적으로 건강해졌다는 증거다. 아주 오래전에는 신천에도 수달이 서식했을 테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수달은 전국 대도시에서도 대구에서 처음 발견됐다. 신천이 그만큼 맑아지고 건강해졌다는 증거다.
▶ 잇따른 로드킬, 대책은
문제점도 없지않다. 잊을만 하면 신천에서 수달 로드킬 사고 소식이 터져 나온다. 지난 11일에는 대구 북구 고성동 고성우체국 앞 도로에서 수달이 로드킬로 숨졌다.
2013년 5월에는 금호강 수달이 길을 잃고 대구 지하철 아양교역 지하 화장실에서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 또 2011년 6월에는 가창교 주변에서, 그해 9월에는 우록리에서 수달이 각각 로드킬로 변을 당하기도 했다.
수달은 생활반경이 최대 15Km에 이른다. 때문에 침산동 신천 하류에서 가창 신천 상류구간은 수달이 수시로 오갈 수 있는 영역이다. 수달 입장에서 이 신천의 이동길이 보통 위험한게 아니다. 수달은 최대 1.5m 높이로 설치된 신천 수중보를 넘어 다닐 수 없기때문이다. 때문에 수달은 하천 물길을 따라 이동하다 수중보에 길이 막히면 인근 도로로 올라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수달을 보호하려면 로드킬 방지 펜스보다 하천 내 이동길을 마련하는게 더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달은 천년기념물(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대도시인 대구에서 수달과 공존할 수 있는 시민의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대구시의 지혜로운 수달보호 정책이 필요하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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