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항공기 전자부품 인증…영천에 기업·대학 몰려온다
보잉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와 함께 경북 항공산업의 또 다른 날개가 만들어지고 있다. 항공전자 시험평가기반 구축사업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영천 녹전동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옆에 나란히 건립될 예정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부지에는 이미 진입로가 포장돼 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시공업체 선정을 거쳐 다음 달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건설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항공산업 메카 영천이 이제 양 날개를 모두 달고 활주로를 이륙할 채비를 갖췄다.
◆시험평가 장비 5종 이미 도입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건립 사업은 2013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4년간 사업비 370억원을 투입, 1만2천601㎡ 부지 위에 건축면적 3천909㎡(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추진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가 이 사업을 주관한다.
국책사업인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건립은 경북도와 영천시의 항공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영천 녹전동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내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에는 이미 항공전자 관련 시험평가 장비 5종, 11점이 들어와 있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에는 모두 30종의 시험장비가 도입될 예정이다.
벌써 도입한 시험평가 장비 5종은 ▷고도'온도'습도 시험기 ▷진동'온도'습도 시험기 ▷온'습도 시험기 ▷열충격 시험기 ▷염수분무 시험기 등이다. 모두 지난해와 올해 해외에서 들여온 고가 장비들이다.
이 장비들은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 내 환경시험장비실 2곳에 보관돼 있다.
이 중 열충격 시험기와 염수분무 시험기는 제대로 설치돼 있지만 고도, 진동, 온'습도 관련 장비는 아직 포장도 뜯지 못했다. 포장을 뜯을 경우,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앞으로 도입할 장비들 중에는 공간을 10m나 차지하는 것도 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시험장비 가동을 앞당기기 위해 연말 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건물을 완공해 장비를 옮기기로 했다.
◆항공기업, 대학 등 장비 사용 문의 잇따라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아직 착공도 하지 않았지만 벌써 여러 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서 장비 사용 가능 여부를 문의하고 있다. 경북 항공전자산업의 장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업 LIG넥스원과 삼성탈레스는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에서 시험장비를 갖추면 이 장비들을 활용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자부품 회사들도 시험장비 이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장비를 구축한 뒤 가동할 경우, 영천에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는 전자부품 회사도 있다.
대학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도 항공전자부품 시험장비 활용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항공전자 관련 시험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경북대와 영남대 등 지역 대학들도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의 장비 활용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최초 항공 관련 전문시험기관
영천의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국내 최초로 설립되는 항공전자부품 전문시험기관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항공전자부품의 시험평가와 인증,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기업의 제품화를 지원한다. 군용기와 민항기의 항공전자부품 모두 시험 및 인증 대상이다. 항공전자부품의 시험평가 절차 개발 및 표준화 작업도 진행한다.
항공전자부품의 국제인증 규격 가이드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해외 항공기 제작사가 항공전자부품의 규격과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에는 온'습도, 충격'충돌, 전원'전력, 통신, MRO 자동점검 등 5개 부문의 전문시험평가실이 들어선다. 시험평가실에는 국내 이미 구축된 민항기 및 군용기 항공전자부품 시험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첨단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경쟁력 있는 시험장비를 바탕으로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면서 항공기업의 부품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황영하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장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의 장비가 제대로 구축되면 기업과 공동 연구를 통해 항공전자부품 개발 및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지금은 시작단계이지만 5, 6년 후에는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자체 브랜드로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는 국제 에어쇼나 심포지엄에 참여해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의 사업계획을 홍보한 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영천의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보잉 항공전자MRO와 양 날개 체제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항공전자부품 개발 및 제품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어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와 함께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조성될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도창 경북도 신성장산업과장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항공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항공전자부품 및 장비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항공전자산업 육성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란?
항공전자부품의 시험평가, 인증, 연구개발 등을 통해 기업의 제품화를 지원하는 항공 관련 전문시험기관. 국내 최초로 영천에 설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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