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순방 오늘 오후 출국…세월호 1년·성완종 게이트 등 산더미 현안 국정 마비 우려
'성완종 게이트'로 국정 공백과 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정의 총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부터 중남미 순방으로 자리를 비움으로써 국정 마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면서 남긴 정치권 금품제공 메모는 정국을 블랙홀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검찰 수사와 언론 등을 통해 새로운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사퇴 여론이 거세지고 특별검사제 도입 주장이 제기되는 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을 초토화하면서 12일부터 시작된 국회 대정부 질문의 핵심 이슈였던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경제 활성화 방안 등 주요 과제들은 뒷전에 묻히고 말았다.
특히 다음 달까지 여야가 입법을 완료하기로 한 공무원연금 개혁, 1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관련 후속 조치, 각종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 대법관 장기 공백을 불러온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준 문제 등도 제자리에 멈춘 상태다.
당초 여권은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인 8월 전까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계획했던 주요 국정과제 대부분을 마무리하거나 기반을 다져 놓는다는 방침이었다.
이 같은 국정혼란 상황과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맞물린 때에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나가면서 '이 시기에 굳이 자리를 비워야 할 만큼 긴급한 현안이 담긴 해외순방이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위해 출국하면 국내에서 이 총리가 '국정 2인자'로서 내치(內治)를 통할해야 하지만 이 총리가 검찰 수사 선상까지 오름에 따라 '식물총리' 신세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권력 비리 게이트가 터졌는데 대통령이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외순방을 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측근 비리로 나라에 난리가 난 때에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해외순방 연기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도 "국민적 아픔인 세월호 1주기라는 엄중한 시기를 감안해 순방일정을 조정할 수는 없었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해외순방 중 대통령을 대신해 국내 현안을 챙겨야 할 국무총리마저 국정수행이 어려운 때 대통령이 자리를 비움으로써 국정 전반이 올스톱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우리 정부가 대외적으로 약속해서 하는 일이고 국가적인 사업인데, 그걸 연기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 신뢰도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