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와 함게 도시 혁신 중!
김천은 조선시대 경상도와 한양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 21개 속역을 거느린 김천도역이 위치해 조선시대 5대 장이 들어섰을 정도로 규모가 큰 도시였다.
이런 지리적 이점은 근대화 과정에서 경부선 철도가 놓여 성세를 이어 갔고 경부선과 경북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도시로 성장해 왔다. 경상'전라'충청 3도의 물산이 모이는 김천장과 더불어 성장해 온 김천은 1949년 포항시와 더불어 경북도에서는 최초로 시로 승격했고 한동안 경북 서부권 중심도시로서 위상을 자랑했다.
하지만 1970, 80년대 산업화의 물결에 동승하지 못한 김천시는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경북 최초의 시 승격…옛 영화 회복 시민들 똘똘 뭉쳐
◆쪼그라든 자존심
김천시 인구는 1949년 시로 승격할 당시 18만9천 명에 달했다. 지난해 김천시 인구 13만5천여 명에 비해 5만4천 명이 많은 숫자다. 성세를 구가하던 김천시의 시세가 급격하게 약해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 구미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인접한 구미시가 낙동강의 풍부한 수자원과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후원을 등에 업고 구미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풍부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김천 사람들 상당수도 일자리를 찾아 구미로 이전해 갔다.
특별한 인구 증가 요인이 없던 김천은 매년 인구가 줄어들었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 15만 명 선이 무너졌다. 인구 15만 명이 무너지며 행정기구도 축소됐고, 김천시민들의 자존심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김천 사람들은 구미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있다. 김천이 성세를 누리며 시로 승격하던 1949년에 불과 수만 명이 사는 작은 읍에 불과하던 구미가 시로 승격해 인구 40만의 대도시로 성장해 가는 동안, 김천시민들은 부러움 반, 질시 반의 눈길로 구미의 발전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동안 일자리를 찾아 구미로 이주해간 김천 사람들이 수만 명으로 알려졌다. 구미시민 중 열에 한둘은 김천에서 이주해 온 사람이란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시세도 약해져 김천시 권역 안에 있는 KTX역사 명칭마저 구미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는 논리에 밀려 '김천(구미)KTX 역사'라는, 인접 도시 명칭을 끼워 넣어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산업단지 성공적 분양…지난해 인구 증가세로 돌아서
◆김천혁신도시 완공 옛 영화 재건 기회
이런 김천시가 혁신도시라는 성장동력을 달면서 인구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김천시 인구는 13만5천456명으로 2013년 13만5천259명에 비해 197명이 늘었다. 비록 작은 숫자지만 김천혁신도시로 공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이전하면서 감소세가 꺾인 것은 김천시민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김천시는 이를 인구 증가의 호기로 삼고 옛 성세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먼저 '15만 인구회복 범시민운동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인구 증가를 통해 옛 영화 재건에 나섰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김천 사람들이 김천혁신도시를 계기로 인구 증가와 시세 확대를 노리며 재기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이다. 김천시는 올해 말 14만 명, 2016년 15만 명을 넘어 2020년에는 20만 명으로 김천시 최전성기 인구에 도달하고 이후에도 성장 동력을 이어가 30만 도시로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김천시가 인구증가를 위해 범시민 운동을 벌이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전성기 김천의 영화 회복뿐만 아니라 사람 수가 지방세교부금을 비롯해 공무원 수, 조직 규모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단독 지역구를 유지하려면 적정 인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인구 증가에 나선 또 다른 이유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를 획정한 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선거구별 하한 인구와 상한 인구가 각각 13만8천984명, 27만7천966명 선으로 결정되면 자칫 김천시 단독선거구 유지가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함께한다.
올해 말 선거구 획정까지 단독 선거구 하한선 인구를 맞추지 못하면 김천시는 인접한 도시와 선거구를 합해야 한다. 한번 합쳐진 선거구는 인구 상한을 넘기 전까지는 분리가 힘들다. 내년 총선에서 단독 선거구를 유지하지 못하면 이후 김천혁신도시가 제자리를 잡아 인구가 하한선을 넘어도 단독 선거구 분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김천시는 직원 2천500명 규모의 한국전력기술이 올해 7월 김천혁신도시 내 신사옥으로 이전하게 되면 연말까지 인구가 14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천혁신도시 완공, 1'2차 일반산업단지 성공 분양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구 유입 요인이 늘면서 시작된 김천시의 인구증가 운동이 김천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옛 경북 서부권 중심도시로 재기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김천 신현일 기자 hyun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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