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 새 수장이 19일 탄생했다.
최근 한 달간 맞대결로 진행되던 22대 상의회장 선출 작업은 진영환 삼익THK 회장이 막판 합의추대되면서 지역 경제계가 염원하던 '화합'을 일궈냈다. 경선의 후유증을 잘 아는 지역 경제인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동시에 22대 진영환호(號)가 지역 기업'경제 활성화를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구상의는 대구에서 가장 큰 경제인 단체다. 동대구로에 위치한 대구상의는 시민들에게 친숙한 이름이기도 하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대구상의 역사가 올해로 109년째라는 사실은 새삼 놀랍고 자부심을 갖게 한다. 대구상의는 대한상의(1884년 '화성상업회의소' 창립) 산하 전국 71개 상의 중에도 긴 역사와 수도권 상의 다음으로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 역사를 거슬러가보자. 대구상의는 1906년 '대구민의소'(大邱民議所)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당시는 일제 침탈이 본격화되던 시기였고, 서울과 부산 간 경부철도 중간 기착지인 대구에도 일본 상인들의 진출이 시작됐다. 대구민의소는 처음부터 국권 회복의 성격이 강했다. 일제 통감부 하부기관인 대구이사청(大邱理事廳)에 대항해 결성된 근대적 상인 단체의 효시였다. 대구민의소가 결성 이듬해 펼친 사업이 바로 국채보상을 위한 담배 끊기 운동이었다. 담배를 끊어 모은 돈으로 강탈당한 국권을 되찾자는 것이었다. 이 운동의 주축에서 서상돈 선생도 등장한다.
대구상의는 이후 한국 경제의 변천사와 함께 격동의 세월을 걸어왔다. 고도 성장기를 지났고 IMF 사태라는 국가적 환란도 겪었다. 시기별로 당면했던 지역 현안들을 해소하는데 앞장서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 결과 오늘날 대구상의는 112명의 상공의원과 6천여 명이라는 회원을 둔 지역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로 자리매김했다.
대구상의는 기업 경영의 애로를 해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주 책무다. 경제 정보와 경영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매월 '대구경북월간경제동향' 보고서도 발간한다.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대구상의 신임 회장단에 몇 가지 바람을 전하고 싶다. 우선 대구상의가 기업의 어려움을 가장 잘 아는 곳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분야'세대의 기업인 간 소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대구상의의 모습은 부족함이 적잖다는 얘기가 많다. 2세 상공의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려하다가 "아버지, 요즘 뭐하시노?"하고 묻는 선배 상공의원 앞에서 자세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상의의 고유한 기능 중 하나인 조사'건의 활동은 활발하지만 그 질과 다양성에서 아쉬움이 많다. 발 빠르게 돌아가는 국내외 경제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겠는가. 대구상의의 보수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을 귀담아 들어주기 바란다.
대구상의가 기업가 정신의 모범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변화와 도전, 창조적 파괴를 실천하는 모습으로 지역 중소기업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 밤을 밝혀가며 창업 아이디어를 다듬는 벤처'스타트업, 공공기술 성과를 비즈니스와 결합한 연구소기업에서 기업가 정신의 초심을 배우는 열린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여다. 대구 근로자 임금이 16개 시'도 중 15위라는 낙담스러운 통계 앞에서, 기업의 미래는 인재 투자에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한다.
다시 역사 이야기. 세계 최초의 상공회의소는 1599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창설됐다고 한다. 폐쇄적인 중세시대 상공업조직 '길드'에 대항하고자 근대 기업가들이 '자유'개방'을 기치로 내걸고 만든 조직이다. 그리고 그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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