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측정하는 대구경북 장기 날씨?

입력 2015-01-27 05:00:00

장기예보 부산기상청에 이관, 기후 특성 달라 예보 부실 우려

기상청 조직개편에 따라 대구기상대가 맡던 대구경북 장기예보 업무가 부산기상청으로 넘어가면서 지역장기예보의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반면 대구기상대의 단기예보 인력이 증원돼 태풍, 가뭄 등 재난 대비용 예보기능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이달 22일부터 대구경북 장기예보 업무가 부산기상청으로 이관됐다. 이번 업무 이관으로 2010년부터 해 온 대구기상대의 장기예보와 계절 기상 정보의 생산'분석'발표 업무가 중단됐다. 대신 방재 기상서비스 지원에 주력하기 위해 예보 인력을 기존 26명에서 2명 더 늘렸다.

대구기상대 안팎에서는 이런 변화를 두고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보 인력이 강화됨으로써 위험기상 예보와 지역 맞춤형 기상정보 제공 역량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있다. 대구기상대는 단기예보 담당인력을 3명 4개조에서 5명 4개조로 바꿨다. 단기예보 업무에 8명을 증원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보다 정밀한 위험기상정보'지역 맞춤형 기상정보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 대구기상대의 설명이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3명이 하던 일을 5명이 맡게 되면서 태풍, 가뭄, 산불위험 등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고, 더 구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반면 부산기상청의 업무 가중으로 자칫 대구경북의 장기예보가 부실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부산기상청이 대구경북의 장기예보 업무를 넘겨받았지만, 장기예보 인력 충원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기예보의 경우 업무 특성상 몇 명이 맡느냐보다 얼마나 지역의 기후 특성을 잘 알고 이를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구경북은 부산경남과 기후 특성이 다르다. 따라서 대구경북 기후 특성을 잘 아는 인력이 부산기상청에 배치돼야 할 것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기상대 업무 변화가 대구기상대를 지방청으로 승격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김해동 계명대 대기환경과 교수는 "기상청이 대구에 지방청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고, 부산경남과 기후 특성이 다른 대구경북의 장기예보를 부산청이 계속 맡을 수 없는 만큼 대구기상청이 생길 때까지 한시적인 업무 변화로 풀이된다"고 했다.

기상청의 '201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현재 5개 지방청, 45개 기상대 체제를 두 차례에 걸쳐 개편할 방침이다. 1단계로 이달 중 수도권기상청 등이 생기면서 6개 지방청'35개 기상대 체제로 바뀌는 데 이어, 2단계로 7개 지방청'13개 기상대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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