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내근직 승진 가점 2배, 경북 소방·구조대원들 '분통 터지는' 인사

입력 2015-01-26 05:00:00

전보 이사도 매년 기준 달라 "소방본부에 집중된 인사권, 소방서로 대폭 이양을"

매일신문에 제보를 해온 한 소방관은 "어느 공무원 조직이나 가장 큰 이해관계가 걸린 것이 승진이다. 하지만 경북은 이것 말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전보 인사다. 이 전보 인사가 매년 갈지자 형태로 기준이 바뀌니 조직 구성원들의 내부 만족도를 낮추는 것"이라고 했다.

경북 북부권 소방서 한 소방관은 "경북소방본부 인사 기준이 매년 왔다갔다하다 보니 특정 소수 직원만 배치에서 우대를 받는다는 불만이 조직 전반에 퍼져 있다"며 "2008년 경북소방본부에 근무했던 본부장과 인사 담당자가 줄줄이 인사 비리로 구속된 사례가 있는데 이후에도 인사 불투명은 지속되고 있다. 오지로 이리저리 '튕기는' 직원들은 방 구하고 살림하려면 월 100만원 가까이 든다. 이런 상황이니 조직에 대한 만족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길도 모르고, 평소 소화전도 파악'관리하지 않으려 하는 '까막눈 소방관'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전보 인사도 그렇지만 승진 인사에 대한 일선 직원들의 불만도 크다.

동해안권의 한 소방관은 "현장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화마와 싸우고, 하나의 생명이라도 살려보려 한밤중 구조'구급현장으로 달려가는 현장 직원들은 월 0.025점의 승진 가점을 받는 반면, 내근직인 경북소방본부 직원들은 책상에 앉아 현장 외근의 2배인 월 0.05점을 획득한다. 이래서야 누가 현장 근무자로 열심히 뛰려고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사정이 이러하니 현장을 떠나 누구나 소방본부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경북도청 행정공무원들처럼 전입시험을 치르는 것도 아니고, 현장 직원들은 결과 파악도 어려운 전입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전입이 결정된다"며 "조직 내부 직원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너무 크다"고 했다.

한 구급대원은 "경상북도의 내부 청렴도, 즉 직원들이 생각하는 조직 청렴도가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꼴찌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공식 발표된 것이다. 이것이 3천 명 거대 조직인 경북소방본부의 현주소"라고 했다.

제보를 해온 소방'구조'구급대원들은 한목소리로 경북소방본부에 집중된 인사권'근무 평정권을 일선 소방서로 대폭 이양하고 ▷일선 현장 근무자에 대한 우대 인사 ▷일관성 있는 승진 기준 수립 ▷사전 예고제를 통해 변동성을 최소화한 전보 인사 등을 제안했다.

얼마 뒤 퇴직한다는 한 소방관은 "산간 오지가 많은 강원소방본부는 인사예고제를 통해 인사 원칙과 기준을 공개, 조직 내부 불안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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