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연을 선언했다. 최근 출입기자단 신년 오찬에서 40년 가까이 피워 온 담배를 끊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식사를 하면서는 그는 "12월 31일 자정 직전 마지막으로 한 개비 피우고 지금까지 참고 있다"고 했다. '끊었다'가 아니고 '참는다'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한 3년은 안 피워야 끊었다는 소리를 할 수 있지, 그전에는 참고 있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의 하루 흡연량은 두 갑에 가까웠다. 그동안 피우던 담배도 은하수부터 에쎄까지 다양했다. 기자가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면 속주머니에서 담배 먼저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화를 시작할 정도로 애연가였다.
최 부총리의 금연 결심은 처음이 아니다. 공무원 시절 미국 유학을 하면서 1년가량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나 실패했다. "미국에서는 잘 참았는데 귀국하면서 남아 있는 담배를 애들 엄마가 아까워서 갖고 온 게 화근이었지. 당시 집사람 생각은 손님 접대용으로 생각해 가져 왔는데,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 한 개비 권하고 나도 피우고…. 결국 다시 피우게 됐다"고 했다.
사례가 비슷한 케이스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꼽힌다. 흡연량에는 최 부총리에게 뒤지지 않는 그도 이번에 두 번째 금연을 시도 중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다니며 미국의 한 대학에 유학을 간 지난 2010년에는 6개월 정도 끊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도 최근 "37년간 피워온 담배를 이제 완전히 끊겠다"고 선언했다.
문 장관은 이달 8일 오후 세종시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아 금연 상담을 받기도 했다. 이날 혈압과 키'체중을 잰 뒤, 일산화탄소 농도 등을 측정했는데 아직 체내에 니코틴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왔다. "6개월 후 (금연 기간 중 흡연 여부를 조사하는) 니코틴 소변 검사에 반드시 통과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담뱃값 인상을 주도한 두 명 장관의 금연 선언을 두고 일각에선 "가격만 올려놓고 자신들만 먹튀하는 거냐"는 비아냥이 들린다. 하지만 이들의 금연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현재 끽연자들이 설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각 부처마다 일층 외부의 한 평 남짓한 공간 이외에는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이곳을 벗어나면 카메라로 찍어 범칙금을 물린다. "담배 피울 곳도 마땅치 않고 담배 하나 못 끊는 상관이라고 치부될 경우 영이 서지 않을 것 같다"라는 게 최 부총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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