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골프존, 갑질 이전에 상생부터 배워야

입력 2015-01-15 07:04:24

스크린골프 기기 제조'판매업체인 골프존의 횡포를 참다못한 전국의 5천400여 개 스크린골프 사업자들이 일어났다. 이들은 '전국 골프존사업자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골프존 본사가 있는 대전과 서울 정부종합청사 등에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잇따라 열었다. 이들이 생업을 팽개치고 거리로 나선 것은, 골프존은 공룡처럼 배를 불려가는데 업주들은 아사(餓死) 직전으로 내몰리는 기막힌 현실 때문이다.

먼저 골프존의 무분별한 기기 판매가 원인이었다. 주변에 스크린골프장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수익성이 뚝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툭하면 버전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기계 당 수천만원씩을 뜯어가니 더는 버틸 수가 없다는 얘기다. 부당한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골프존의 기기를 사용해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다가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 중이다.

업주들은 골프존이 외형상으로는 스크린골프 기기 제조'판매업체이지만, 사실상 프랜차이즈 본사처럼 사업장을 관리하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득을 챙겨간다고 주장한다. '골프존 리얼'이라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기존의 무료코스를 유료화한 것이나, 라운딩 중간에 광고를 넣어 영업 회전율을 지연시키고도 수입은 독식하는 등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골프존이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 80%를 상회하는 패권을 거머쥔 이면에 정작 영업장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갈수록 빈곤해지는 현상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 부도덕하고 불공정한 상술이 판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설령 교묘한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간다고 해도, 전국의 수많은 업주에게 프로그램과 기기 판매를 담보로 부당이득을 착취하는 악덕 기업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상생에 바탕한 공동체 정신이다. 골프존이 "삶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업주들의 하소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골프존은 당장 스크린골프장 난립 해소와 기기 판매 및 이용료 현실화 등을 요구하는 업주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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