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40여년 만에 자국산 일부 원유에 대한 수출 허용 결정을 내리면서 국제 유가 하락 후폭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달 30일 자체 웹사이트의 '자주 묻는 질문(FAQ)' 코너를 통해 최소한의 정제과정만을 거친 콘텐세이트(초경질 원유)에 한해 수출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공개했다.
미국은 1970년대 1차 석유 파동 이후 자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했고 이 때문에 그동안 세일오일의 수출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던 국제 유가가 최근 50달러 선으로 급락하면서 자금 압박에 직면한 세일유 생산업체들이 미 정부에 경질유 수출 허용을 요구해 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자국 세일오일 생산자들에 수출의 길을 터줌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해외 경쟁업체들에 강력한 타격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세일오일 생산으로 인해 초래된 미국내 원유생산 급증은 예상보다 더딘 세계 경제활동과 더불어 국제유가 급락을 초래한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의 원유수출 허용이 국제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또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견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수출을 허용한 '경질유'와 비슷한 유종을 생산하는 나이지리아 등 OPEC 회원국들은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산 원유 수출의 전면적 허용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문은 올봄 OPEC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를 끌어낼지가 관건이라며 OPEC과 미국 세일유 생산업체들 중 누가 승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정부의 이번 결정이 국제원유시장의 힘의 균형을 위협하고 있지만 유가안정이라는 측면에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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