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원자력발전소 밀집지역이다. 국내 가동 원전 23기 중 11기(경주 5기, 울진 6기)가 가동되고 있고,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가동 승인을 받은 신월성 2호기와 현재 건설 중인 울진 신한울 1, 2호기 그리고 계획 중인 신한울 3, 4호기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 9월 원전예정구역으로 지정받은 영덕까지 감안하면 2030년까지 20기의 원전이 가동될 전망이다.
20년 세월 입지를 찾지 못했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까지 수용한 곳이 바로 경북이다. 그러나 원전에 대한 경북의 민심은 싸늘하다. 이제는 거부감마저 표면화되는 판국이다. 한마디로 '핵 쓰레기장을 다 떠안은 경북에 정부가 해준 게 무엇이냐'는 반문이다. 방폐장을 유치한 경주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정부가 약속한 지원사업이라고 제대로 이루어진 게 없다.
정부가 경북에 핵시설을 들여올 때마다 임시방편적인 선심정책 약속으로 민심을 호도했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영덕 원전 예정지 고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2012년 강원 삼척과 함께 경북 영덕을 신규 원전 부지로 확정해 가압경수로형 150만㎾급 원전을 짓겠다고 했지만, 사업 추진이 늘어져 주민들의 피로감을 더하면서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졌다.
게다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여파로 불안감까지 고조되면서 원전 재논의 요구 목소리가 비등한 것이다. 반핵단체들이 주민동의 없는 원전 백지화를 촉구한 가운데 군의회에 주민투표가 청원되어 있는 상황이다. 차제에 삼척마저 원전반대로 돌아서자 정홍원 총리가 급거 영덕을 방문해 원전 예정지를 둘러보고 여론을 수렴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이와 관련 울진과 영덕을 찾아 민심을 들었으며 총리에게 특단의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영덕군도 주민의견 수렴 작업과는 별도로 원전 건설을 전제로 한 지역의 각종 현안 해결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이다. 정부가 원전과 관련해서 정 총리까지 애써 보냈다면, 그동안 국가 에너지정책에 순응하며 희생하고 살아온 경북민들의 깊은 박탈감과 불신감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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