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 구미시설원예단지 문 닫는다

입력 2014-11-14 07:36:57

수출용 국화 등 생산 온실 "8만㎡ 규모 경영개선 한계"

동양 최대 규모 유리온실에서 국화를 생산, 일본에 수출해 온 구미시설원예생산단지가 지속된 경영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올 연말 문을 닫기로 했다. 사진은 유리온실 내부 전경. 구미시 제공
동양 최대 규모 유리온실에서 국화를 생산, 일본에 수출해 온 구미시설원예생산단지가 지속된 경영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올 연말 문을 닫기로 했다. 사진은 유리온실 내부 전경. 구미시 제공

동양 최대 규모 유리온실에서 수출용 국화를 생산하고 있는 구미시설원예생산단지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문을 닫는다.

1997년 구미시가 출자한 25억원과 융자금 146억8천만원으로 설립된 구미시설원예생산단지는 구미 옥성면 낙동강변 10만1천593㎡ 부지에 동양 최대 규모인 8만2천644㎡(2만5천 평)의 유리온실에서 스프레이국화, 장미, 백합 등 화훼를 생산, 일본 등에 수출해 왔다.

그러나 이곳은 설립 당시부터 과도한 융자금 부담을 떠안고 출발한데다 유가인상, 동남아 국가들의 일본 화훼시장 저가공세 등으로 수출여건 악화가 지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화 가치마저 하락세가 지속돼 이중고를 겪으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2000~2003년 잠시 흑자를 낸 적도 있었지만 2004년 이후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 한 해 동안 19억5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2008년 4월 구미원예수출공사에 대해 "2009년 말까지 흑자로 전환하지 못하면 청산하라"며 '청산 조건부 경영정상화' 결정을 내렸다. 다행히 구미원예수출공사는 이보다 앞선 2006년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 토양을 개선, 국화 품질을 높이고 수확량을 늘렸고 엔화 가치 상승에 힘입어 한때 흑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방침' 발표로 구미원예수출공사는 2011년 4월 구미시설공단에 흡수 합병됐다. 시설원예생산단지는 지속되는 적자난 해소를 위해 원가절감 대책을 수립했다. 국고보조금(65억원)'도비 7억원 등 109억원을 투입해 지열 냉'난방설치사업을 추진했지만 구미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구미시의회는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공기업에 더 이상 시민의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 경영수지 개선책과 지열 냉'난방사업에 대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정확한 진단과 타당성을 검토한 뒤 존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올해 1월 한국경제기획연구원에 경영진단 등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고, 6개월간 경영수지 개선방안과 정밀 진단에 나섰다.

그 결과 "단일품목(스프레이국화), 단일시장(일본), 엔화 가치 하락, 시설노후 등으로 경영수지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답을 얻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구미시는 17년 동안 운영해 온 시설원예생산단지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현재 토지(10만1천593㎡)와 유리온실(8만2천645㎡), 기계장비(192품목 714점)에 대한 감정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산가치는 200억~3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구미시 관계자는 "감정평가가 끝나면 내년 1월쯤 농업인, 농업법인,농업회사법인 등을 대상으로 5년 임대 후 매도 조건으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규직원과 상용근로자 전원을 시설관리공단 각 부서와 사업장에 전환 배치, 고용을 유지시켜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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