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실적 점검 나서자 기술등급 낮은 기업 대출전환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기술금융' 정책이 겉돌고 있다.
금융당국이 매월 '기술금융' 실적을 점검하겠다고 나서자 시중은행들이 실적 부풀리기로 응수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기술신용평가(TCB) 기반 대출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은행이 실적 부풀리기성 대출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8월말 현재 기술금융 명목으로 592개 업체에 4천404억원을 대출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을 받은 592개 기업 가운데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기술등급 T6' 이하 기업이 무려 39%(231개)를 차지했다. 정부의 등쌀에 떠밀려 할 수 없이 대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 등급인 T1(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었다. T2(우수) 등급은 7개(1.1%), T3(양호) 등급은 69개(11.7%), T4(양호) 등급은 140개(23.5%) 등 우수'양호 등급을 받은 기업은 216개(36.5%)였다.
특히 기업은행은 기존에 거래하던 우량기업들 가운데 기술등급이 낮은 중소업체들을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렸다.
구체적으로 전체 592개 기업 가운데 기업은행이 자체 평가한 신용등급이 BB 이상인 기업은 531개(89.8%)였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으로 보는 BBB 이상 기업은 409개(69%)로 기존 거래신용이 좋은 기업이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 대상기업이 됐다.
기존에 기업은행과 거래를 하지 않았던(무등급) 신규 기업은 22개(3.7%)에 불과해 기술력 있는 새로운 중소기업의 발굴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위한 기술금융 정책이 제대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실적 쌓기 대출보다는 새로운 기술 혁신형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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