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성 감독 친해도 야구표 못산다

입력 2014-10-21 10:55:40

구단측 先발권 대폭 축소

통합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벌써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발매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았지만 삼성 구단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는 입장권 구매 부탁으로 불이 날 지경이다. LG 양상문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입장권 구매 부탁 사절'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의 홈 구장인 대구시민야구장이 겨우 1만 명을 수용하는 작은 구장이라 매년 가을 야구 때마다 빚어지는 일이지만 올해는 팬들의 티켓 구매 사정이 조금 나아질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각 구단 관계자와의 회의에서 선발권(先發券)을 대폭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단의 선발권은 공식 예매 이전에 경기를 치르는 각 구단에서 먼저 사가는 표를 말한다. 구단들은 이렇게 미리 확보한 표를 통해 관계 업체나 자체 연간 회원들에게 사전 구매 기회를 제공해왔다.

일반 팬들은 선발권을 제외한 나머지 입장권을 두고 구매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해마다 이어지자 한 야구팬은 지난해 KBO를 상대로 '선발권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구단의 선발권 관행이 평등권을 침해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였다.

삼성 구단은 이와 관련, 이미 관계 기업 등에게 '올해는 입장권 배정이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20장 정도를 배분받았다는 한 업체 대표는 "KBO의 결정이 이해는 가지만 지인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갑갑하기만 하다"며 "직원들을 동원해 인터넷 예매에 매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잠실이나 사직구장처럼 큰 경기장을 사용하는 팀은 좌석 판매를 위해서라도 선발권 관행을 완전히 없애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한국시리즈 대구 경기의 입장권은 선발권을 최소화해 대다수를 인터넷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티켓의 인터넷 발매 시기는 플레이오프 종료 이튿날로 예상된다. 인터넷 구매에 실패하더라도 현장에서 표를 구입할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4차전까지 1승3패에 그치자 5차전(잠실구장) 입장권 500여 장이 취소돼 현장에서 판매됐다.

KBO는 올해 준플레이오프 입장권 역시 취소된 표를 당일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현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사전 예매는 포스트시즌 입장권 단독판매사인 G마켓 홈페이지(http://ticket.gmarket.co.kr)와 ARS(1644-5703), 스마트폰 티켓 예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1인당 최대 4매까지 가능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