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중순 이후 1위를 독주해온 삼성 라이온즈는 10일 현재 75승3무44패를 거뒀다. 승률은 0.630로 여전히 1위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최강'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강팀에 약하고, 약팀에만 강한 모습이다.
삼성은 최하위인 한화에 10승1무4패, 8위 KIA에 11승2패, 7위 롯데에 12승4패를 기록했다. 전체 75승 가운데 이들 세 팀에게서 챙긴 승리가 무려 44%에 이른다. 반면 2위 넥센에 8승1무7패, 4위 LG에 8승7패로 근소하게 앞서는 데 그쳤다. 또 5위 SK에 10승6패로 우세했지만 6위 두산에 6승10패로 열세를 보였다.
중상위권 팀에 약한 모습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은 9월 이후 치른 16경기에서 거둔 8승(1무7패) 가운데 단 1승만 중상위권 팀을 상대로 챙겼다. 9월 10일 마산 NC전 4대2 승리가 유일하다. 이 기간에 LG에 3전 전패, 넥센'두산에 1패씩 당했다.
삼성이 그나마 위안을 삼았던 것은 3위 NC를 상대로 한 압도적 우위였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삼성은 9일 NC에 4대9로 패하면서 9월 이후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두산'LG'넥센'NC를 상대로 최근 4연패를 당한 삼성은 시즌 마지막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삼성의 '예상 밖의 부진'은 표면적으로는 불펜과 중심타자의 부진 때문이다. 주중 4연패 과정만 놓고 보면 6일 두산전에서 마틴은 6이닝 1실점, 7일 LG전에서 장원삼은 5이닝 3실점, 8일 넥센전에서 밴덴헐크는 7이닝 2실점, 9일 NC전에서 윤성환은 6이닝 4실점으로 모두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불펜의 난조를 투수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까지 치른 차우찬은 10월 들어 팀이 치른 6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아무리 '전가의 보도'라 하더라도 무리가 아닐 수 없다. 결국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진 그는 9일 경기에서도 3대4로 뒤진 7회에 또다시 등판, 이상호와 테임즈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고개를 떨어뜨려야 했다. 매직 넘버 줄이기에 급급한 삼성 코칭스태프의 조급증이 화를 더 키운 셈이다.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타자들의 '부활'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나바로(15타수 4안타), 박한이(16타수 3안타), 채태인(13타수 3안타), 최형우(16타수 4안타), 이승엽(17타수 5안타)은 4연패 동안 약속이나 한 듯 3할을 밑돌았다. 삼성은 10일 하루를 쉰 뒤 11'12일 광주 KIA전, 13일 대전 한화전을 통해 정규시즌 우승 확정에 재도전한다.
한편 9일 다른 구장 경기에서는 LG가 KIA를 7대6으로, 한화가 두산을 4대1로 제압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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