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다시보기] 투란도트

입력 2014-10-07 07:42:23

무대 세트↑ 합창·지휘↓

제1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화려한 개막을 알린 오페라 투란도트는 음악과 연출적인 측면에서 호평과 악평이 엇갈렸다. 특히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불안한 연주가 많은 지적을 받았다.

A씨는 "합창단의 다듬어지지 않은 생소리와 미숙한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현저히 떨어뜨렸으며, 오케스트라의 연주 역시 불안했다"며 "대구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DI OO)는 이미 수많은 오페라 연주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단체이다 보니 이번 연주의 불안함은 지휘자의 책임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B씨 역시 "합창의 분량이 많아 그런지 준비가 덜 된 불안한 연주를 보였으며, 다듬어지지 않은 소리로 성량으로만 밀어붙이려는 느낌이 있었다"고 평했다. 이번 공연의 합창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처음으로 자체 합창단을 꾸렸으나 결과적으로는 전반적인 공연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역 가수들의 연주에 있어서는 첫째 날 칼라프 역을 맡은 테너 김재형과, 둘째 날 칼라프 역을 맡은 테너 이병삼, 셋째 날 투란도트 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김라희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B씨는 "테너 이병삼이 평소보다 더 열정적인 연주로 돋보였던 무대"라고 했으며, C씨 역시 "이병삼은 비극적이고 농익은 목소리를 걷어내고, 높은 기상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순수하지만 서툴 수밖에 없는 그 젊음을 불러 칼라프의 배역에 걸맞은 연주를 들려줬다"고 언급했다.

무대와 연출에 대해서는 호평과 악평이 팽팽하게 맞섰다. C씨는 "이번 공연은 오페라 투란도트가 훌륭한 음악극이자 완벽한 종합예술임을, 또 마땅히 그러해야 함을 증명해 보였다"며 "그 성공적 공연은 단연코 연출력에 힘입은 바가 큰데 푸치니의 음악을 우아하고도 세련되게 고도의 상징성을 담아 시각적으로 전달한 정선영의 무대는 경건함마저 느껴졌다"고 극찬했다. 특히 세트 디자인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B씨는 "좁은 공간에서 단순하고 상징적인 연출을 통해 효과적으로 무대를 꾸며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D씨는 "절제되고 깔끔하게 연출해 보다 차별화된 무대를 만들려고 한 의도는 좋았지만, 의욕만큼 연출가의 전체적인 의도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며 "특히 무대를 너무 앞쪽으로 배치하다 보니 가수들의 동선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없어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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