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미국가산업단지 '침몰' 두고만 볼 것인가?

입력 2014-10-01 11:02:31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전자'반도체산업의 요람이었다. 삼성전자 등의 휴대전화 생산단지가 들어서면서 반도체'디지털산업의 육성 기지가 되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 필립스사가 합작하여 설립한 LG필립스LCD 등의 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이 한데 어우러져 한국의 수출산업과 무역수지 흑자를 선도해온 것이다.

그랬던 구미 경제가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전자산업의 메카이자 애니콜, 갤럭시 시리즈로 이어지는 휴대전화 신화를 써 내려온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산업단지의 가동률이 뚝 떨어지며, 수출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서도 10%나 감소한 것이 어두운 현실을 웅변하고 있다. 제조업체의 불황은 서비스업으로 이어져 택시업계와 식당가의 영업 부진에다 부동산 경기까지 죽을 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경기 부진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구미의 산업을 이끌던 삼성, LG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생산 물량과 투자가 베트남 등 해외나 수도권으로 계속 빠져나가면서 생산 비중이 급감한 것이 주요인이다. 2차,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갈 일감이 사라지고 있으니 산업단지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문제는 4/4분기를 비롯한 앞으로의 전망이 더 어둡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탄소섬유의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일본 도레이사(社)가 구미에 1조 6천억 원대 규모의 탄소섬유, 첨단 IT 소재산업 등에 대한 투자 계획을 재확인한 것은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격이다. 구미는 포항과 함께 대구경북은 물론 우리나라의 산업성장의 교두보였다. 구미 경제가 흔들리면 대구와 경북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 전체의 살림살이도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

구미산단을 되살리는 것은 구미시와 경북도만의 현안이 아니다. 정부도 빨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속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레이의 투자 유치와 같은 신소재 생산 거점 확보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구미국가산업단지를 재창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구미산단의 노후화를 개선하고 대기업과 해외 선진기업의 투자를 확대해 산업구조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기업인과 시민들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