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7조원 손실? 기업세 6조원 절약!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이 한국전력 부지를 낙찰받기 위해 감정가보다 7조원을 더 쏟아부은 이유는 뭘까? 또 정부가 담뱃값 인상안으로 2천원을 제시한 이유는 뭘까? 최근 경제계에 일어난 굵직한 이슈 속에는 그만한 경제적 이유가 숨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차 과잉투자 논란
현대자동차가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의 주인공으로 발표된 직후 45명으로 구성된 부지 매입담당팀 전원이 회의에 소집됐다.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4조~5조원대에 낙찰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너무 많은 입찰금액을 써 넣은 것에 대한 질책이 이어질 게 뻔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의 입에선 의외의 말이 터졌다. "외국자본이나 기업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국내 공기업에 매각대금이 넘어간 것이니 잘된 것"이라는 언급에 팀원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번 낙찰 건 때문에 손해를 피해갈 수 없다. 감정가보다 무려 7조원 이상 웃돈을 줬다는 이유로 '과잉투자' 논란이 일고 있고, 이 때문에 이번 입찰경쟁에 참여한 컨소시엄 3개사 주가가 모두 폭락해 전체적으로 8조원대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 회장이 미소를 띤 이유는 뭘까? 우선 기업소득환류세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 기업소득환류세란 당해 연도 당기 소득의 최대 80%까지 투자를 해야 하고, 이에 못 미칠 경우 차감액의 10%를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52조3천억원의 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는 현대차는 약 6조2천억원(기준율 70% 적용 시)을 임금인상분이나 배당액 등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한전에 최종 잔금을 치르는 시점이 내년 9월인 만큼 이번 인수전으로 기업소득환류세제 숙제를 모두 완료한 셈이 됐다.
한편 이번 인수전으로 최대 이익을 본 곳은 한전과 서울시다. 한전은 감정가의 3배가 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됐고 서울시는 취득세 등 각종 지방세 명목으로 최대 3천억원가량 세수를 늘릴 수 있게 됐다.
◆담뱃값 인상의 경제학
담뱃값 인상은 서민 부담을 늘리는 우회 증세라는 비판에도 정부가 인상폭을 2천원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연정책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2천원 인상이 가시적인 흡연율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저선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앞서 2020년까지 남성 흡연율을 29%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는 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건강증진재단 등이 광범위하게 조사한 '담배의 안전관리 및 흡연예방에 관한 정책연구'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20여 국가들의 담배수요를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의 담배 가격은 4천500원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되고 있는 담배가격에서 2천원 정도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17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담배소비량은 21위인 반면, 담배 가격은 76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담배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가격정책과 비가격정책에 따른 금연효과도 도출했다. 흡연율 방정식 추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비가격정책보다는 가격정책이 상대적으로 효과가 컸다. 먼저 담배 가격을 두 배로 인상시키는 경우 32% 수준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책목표인 흡연율 20% 달성을 위해서는 5배 정도의 담배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러한 담배 가격은 국가별 분석에서 담배 가격이 가장 높게 나타난 노르웨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비가격정책의 강화 없이 현재와 같이 유지될 경우 담뱃값이 1천원에서 6천원 범위로 인상될 때 2020년의 남성 흡연율은 각각 38%에서 34%까지로 예측됐다. 반면 금연구역, 금연지원, 광고규제 등 모든 비가격정책이 완전히 강화될 경우 담뱃값 인상이 1천원에서 6천원까지 이루어진다면 2020년 남성 흡연율은 각각 29%에서 26%로 예측됐다. 금연 목표치를 달성하는 셈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권고안을 그대로 따랐을 때를 가정하고 추산한 결과다.
한편 정부는 2천원 인상에 더해 소비자물가 인상률이 담뱃값에 반영될 수 있도록 물가연동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0년 후에는 6천원(물가 3% 인상 시)까지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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