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KTX 역세권 개발 과제] <상>아직 불투명한 로드맵

입력 2014-10-01 07:14:53

컨벤션센터·백화점…경제성 확보가 관건

9월 30일 현재 80%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며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포항시 흥해읍 KTX 신포항역사의 모습. 내년 3월 KTX 포항서울 직결선이 개통되면 2시간 10분대에 서울과 포항을 오갈 수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9월 30일 현재 80%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며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포항시 흥해읍 KTX 신포항역사의 모습. 내년 3월 KTX 포항서울 직결선이 개통되면 2시간 10분대에 서울과 포항을 오갈 수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포항 KTX 개통을 앞두고 역세권 개발, 관광산업 활성화 등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바라는 기대심리가 높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KTX 개통을 앞둔 포항시의 준비 상황은 시민들의 기대감과 달리 너무나 더디고 부족해 보인다. 역세권 개발에 대한 로드맵이 아직 불투명하고, 시내권과의 접근성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쌓여 있다. 새로운 KTX 시대를 앞두고 포항지역이 풀어야 할 과제들을 짚어봤다.

◇경기불황 속 지역경제 단비 될까

포항 KTX 개통이 이뤄지는 시기는 내년 3월. KTX 신포항역사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일대에 연면적 5천661㎡(지상 3층'지하 1층'사업비 272억원) 규모로 지어지며 현재 한창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올해 12월 개통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안전지침이 강화되면서 추가 안전검사 시행 등을 이유로 개통 시기가 다소 늦춰졌다.

포항테크노파크(이하 포항TP)가 조사한 'KTX 신포항역과 철도 인프라 개선에 따른 포항지역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KTX 개통 이후 5년간 포항지역의 생산유발효과는 1천43억원, 고용유발효과는 505명이 발생할 전망이다. 또한 교통이 편리해짐에 따라 발생하는 국민편익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개통 후 1년간 120억원, 8년 이후부터는 매년 174억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포항TP는 내다봤다. 8년 후부터 국민편익금액이 상승하는 까닭은 KTX 관련 인프라가 안정화되는 것에 이만큼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항TP 정책연구소 김도경 선임연구원은 "2004년 KTX 동대구역 개통의 영향으로 인근 중심상업지역의 지가가 인근지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사례를 볼 때 흥해읍 이인리를 중심으로 인근 주택지구와 영일만항 배후단지 등 지역개발이 가속화되고, 지가 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도시 접근성이 향상되면 가장 수혜를 입는 것은 관광 부문이다. 동해안 해수욕장이나 죽도시장, 포스코, 호미곶 등 관광지에 대한 연계 교통편 개발과 울릉도'독도 지역과 연계한 상품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비한 준비 상황

KTX 시대를 앞두고 포항시는 물론 민간 차원의 개발 계획도 여럿 발표되고 있다. 경북개발공사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북구 흥해읍 초곡리 일대(초곡지구) 89만6천300㎡ 규모(사업비 943억원)의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같은 기간 동안 북구 흥해읍 이인'학천리 일대(이인지구)에는 94만9천348㎡ 규모(사업비 1천억원)의, 북구 흥해읍 성곡리 일대(성곡지구)에는 20만7천766㎡ 규모(사업비 205억원)의 도시개발 사업이 민간조합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이들은 KTX 개통 이후 상업시설과 대규모 주거단지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실 이들 개발 계획들이 모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장밋빛 미래를 섣불리 점치기에는 눈앞에 산재한 악재들이 너무 많다. 먼저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신포항역사의 왼쪽을 끼고 도는 하천(소곡천)이다. 평균 폭 50여m의 하천은 신역사의 왼쪽면과 바로 맞닿아 있다. 바로 옆 이인지구 도시개발구역 등과도 하천을 사이에 두고 가로막힌 모습이다. 소규모 마을 하천이다 보니 현재 오염과 악취 등 환경 문제마저 예상된다. 복개 등 새로운 개발이 필요하지만, 소곡천은 하천법에 따라 빗물 유입 등 재난사항을 대비해 오히려 증축이 예정돼 있다.

또한 신역사를 연결하는 진입로 개설도 문제이다. 포항시는 현재 영일만대로(포항국도 대체 우회도로) 이인IC 구간을 개설하고 이를 신역사의 주 진입로로 삼았다. 이를 통해 남구지역과 북구 양덕동 등의 연결은 비교적 쉬워졌으나 북구 우현동 등 시내권과의 연결은 불편함이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 3억원을 들여 기존 7번 국도 상의 흥해읍 달전오거리 교차로를 개선해 시내권과의 연결로로 삼았다. 하지만, 7번 국도는 포항~영덕을 잇는 주도로로서 평소 출'퇴근시간대 극심한 정체를 보이며 특히 피서철에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악명 높은 곳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소곡천의 증축 예산이 이미 예정돼 있는 만큼 개선사업을 통해 포항 신역사만의 아름다운 경관 아이템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진입로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예산을 확보해 우현사거리부터 이인IC를 잇는 새로운 도로 개설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역세권 개발도 어렵다

여러 난제들로 인해 신역사 인근의 개발 성장동력은 당초 기대보다 많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실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012년 컨벤션센터, 멀티플렉스, 백화점, 오피스텔 건립 등 역세권 개발 로드맵을 구상했으나 실시용역 결과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명됐다. 이 때문에 개발 눈높이를 한 단계 낮춰 새로운 경제타당성용역을 실시 중이며 그 결과는 오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소곡천과 진입로 문제 등은 미리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왜 굳이 현 위치에 역사를 지었는지, 짓더라도 미리 대비하지 않았는지가 의문이다"면서 "문제점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포항시에서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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