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고 수류탄 동일기종 훈련 전면 금지

입력 2014-09-18 11:15:55

16일 발생한 포항 해병대 수류탄 폭발 사고(본지 17일 자 4면 보도)와 관련, 해당 수류탄 기종이 전면 사용 중단됐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훈련병 과실이 아닌 수류탄 자체 불량일 가능성이 제기된 때문이다.

장병들의 생명이 걸린 중요 살상무기의 불량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군 당국은 17일 폭발사고 수류탄과 같은 코드번호의 동일 기종 수류탄을 사용 중단하라는 지시를 각급 부대에 내렸다.

사고가 난 'K400 세열 수류탄'은 1975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구형 모델로 국내 대기업인 한화(옛 한국화학)에서 만들었다. 해당 코드번호 기종은 지난 2005년 5월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해부터 구형인 'K400 세열 수류탄'을 신형 'K413(KG14) 세열수류탄'으로 교체 중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사고 수류탄과 같은 코드번호의 수류탄은 현재 전국에 6만3천여 발이 남아 있으며 해병대에는 교육훈련단에서만 822발을 보관 중이다.

군은 사고 직후부터 국방기술품질원, 한화 측 연구팀과 함께 합동조사팀을 꾸려 현장 감식 및 해당 기종에 대한 정밀조사 등을 펴고 있다.

그러나 사고 당사자가 이미 숨졌고, 해당 수류탄이 완전히 폭발된 상황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다"며 "사고가 났으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동일 기종에 대한 사용 중단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류탄 투척 훈련처럼 위험한 훈련은 사전에 철저한 교육과 엄격한 통제 속에서 이뤄진다"며 "만약 훈련병의 실수가 있더라도 면대면으로 밀착해 있는 훈련교관이 즉각 대처하도록 대응매뉴얼이 마련돼 있다"고 했다.

한편 군은 이번 사고로 숨진 박모(19) 훈련병에 대해 순직자로 결정하고 18일 교육훈련단에서 영결식을 가진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또한 1계급을 추서해 훈련병이 아닌 일병 신분을 달게 됐다. 영결식은 유가족의 요구에 따라 외부 공개를 막고 차분히 치러질 예정이다.

박 훈련병 외에 수류탄 파편에 중상을 입었던 황모(26) 훈련교관과 박모(19) 훈련병은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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