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동에서] 호텔수성 컨벤션센터의 과제

입력 2014-09-16 07:04:44

대구 호텔수성이 추진하는 컨벤션센터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호텔수성은 지난 4월 호텔 앞 주차장 부지 2만8천201㎡에 지상 3층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짓기로 하고 수성구청에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 센터 내에 대연회장 및 회의장과 음식점, 병원 등을 넣어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함께 수성못 주변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2차례나 건축 심의에서 반려되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2월 건축 심의에 이어 지난달 28일 열린 건축 심의에서도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호텔 측은 전문가와 주민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했다. 최종 계획안에 따르면 당초 계획했던 건물 높이 28m를 24m로 낮췄고, 도로에 바짝 붙어 있던 건물을 도로에서 최대 36m, 최소 11m 띄우는 방안으로 수정했다. 또한 띄운 공간에 소나무 등을 심어 시민광장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했고, 당초 11m인 진출입도로도 17m로 확장했다. 당초 526대를 수용하는 주차면적도 802대로 대폭 넓혔으며 인근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평일에 인근 상가 고객을 위해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 이처럼 사업자 입장에서 당초 계획안을 상당 부분 수정하면서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특히 평일에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는 방안은 평소 변변한 주차장이 없는 수성못 주차 문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 교통 체증의 우려는 떨쳐버릴 수가 없다. 건축 심의에서 잇따라 반려된 것도 결국 교통 문제에 있다. 수성못은 지금도 교통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수성못은 인근에 카페가 줄지어 생긴 데다 지난해 말 생태복원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되면서 방문객들이 급증하는 곳이다. 인근에 대규모 주차장이 없어 특히 주말 등에는 1개 차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오가는 차량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 여파로 주변 도로까지 연쇄적인 차량 정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수성못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불편이 가장 크다. 지금도 이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컨벤션센터가 원활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통난 완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이 전제돼야 한다. 2011년 중구 반월당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섬에 따라 이 일대는 물론 주변 도로까지 차량 정체가 심각해진 점을 상기해야 한다. 그만큼 대형 시설이 들어서려면 교통난 해소를 위한 충분한 연구와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수성구청 또한 사업자에게만 이 문제를 맡긴 채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컨벤션센터 건립에 따라 우려되는 교통난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수성못 주변 차량 정체의 연장선에 있다. 구청은 사업자와 머리를 맞대고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면밀히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수성못은 앞으로 대구를 대표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 인근에 카페들과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공연예술장인 '수성아트피아'도 가까이에 있고, 놀이시설 등도 갖추고 있다. 이런 천혜의 조건을 잘만 살려 발전시킨다면 '일산호수공원'과 같은 국내 대표적인 호수공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상습적인 교통난으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통대책에 있어 수성못 인근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수긍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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