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주 in 이스탄불'에서 '이스탄불 in 경주'로

입력 2014-09-15 10:49:17

신라왕국의 '천년고도' 경주가 동'서양을 잇는 '고대 문명의 요람' 터키 이스탄불과 만났다. 가을색이 짙어가는 경주가 '이스탄불 판타지'에 흠뻑 젖었다는 소식이다. 경주시 황성공원에서 지난 12일 개막한 '이스탄불 in 경주 2014' 행사장에 때마침 주말과 휴일을 맞아 국내외의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모처럼 행사의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비잔틴 제국에서부터 오스만 제국에 이르는 동서양 문화의 박물관이나 다름없는 터키 이스탄불의 역사와 문화, 예술, 공연 등을 보기 위해 전시관과 공연장에 관람객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불과 사흘 만에 '경주 속의 이스탄불'을 찾은 사람들이 25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터키에서 온 행사 관계자들도 놀라는 눈치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과 비잔틴 미술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아야소피아(Aya Sofya, 성 소피아 사원)를 지닌 인구 1천500만 명의 이스탄불은 수 천 년에 걸쳐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수도로서 번성한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이다. 그곳에서 옮겨온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실내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 부스와 아름다운 톱카프 궁전을 모티브로 한 메인 무대 그리고 보스포루스 대교를 거닐며 제국의 역사를 3D 영상관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이스탄불 홍보관' 등의 인기가 대단한 모양이다.

지난해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에는 많은 대구경북 사람들이 참석했고, 터키인들의 환대를 받았다. 당시 총리였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엑스포 개막식 인사말에서 '돌궐족'이란 용어까지 거론하며 역사적인 인연을 떠올렸고, 6'25전쟁 당시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군인을 파병한 '형제의 나라 '임을 강조했다.

경주에서 만나는 터키 이스탄불은 이미 고대 신라왕국 시절에 실크로드로 이어졌던 길을 복원하고 먼 곳의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두 도시와 두 나라 간의 문화교류와 우호증진을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 특히 우리 고장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관민 모두가 따뜻한 한마음으로 정성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행사의 주제인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다.

최신 기사